아시아 최고 경찰에게 생긴 일(2019)

by 글쓰는 직장인

한때 홍콩 경찰은 세계적으로 청렴하고 우수한 경찰이라며 한국도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꼽혔다. 중국땅이었지만 아편전쟁의 결과로 영국령이 된 홍콩은 중국 광둥성의 항구도시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이니만큼 범죄조직도 역사가 깊다. 특히 남동해안가는 소금밀매나 해적의 소굴로 역사적 악명을 갖고 있고 홍콩도 그중 하나다.


영국령이 된 후에도 홍콩은 범죄조직의 그림자를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였다. 사실 범죄조직의 소탕이 어려운 이유는 범죄조직 자체도 문제지만 협조세력 때문이기도 하다. 범죄조직원의 친척은 물론 일반시민과 경찰 등 사법당국 내에 동조세력이 생기면 박멸이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자연히 경찰의 부패를 야기하고 부패한 경찰관이 범죄의 친구가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홍콩도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썩었다.


홍콩은 범죄조직과 경찰의 고리를 끊고자 경찰을 수사하는 염정공서를 만들었다. 총독의 직접지휘를 받아 반부패수사를 진행하는 독립기구로 이로 인해 경찰이 몰라보게 깨끗해졌다는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영국계 법률과 경찰조직을 계수받은 홍콩 경찰은 아시아 최고로 꼽혔고 한국 경찰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홍콩의 독립성이 침해되었다는 시민불복종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이를 대응하는 홍콩 경찰의 모습은 흡사 과거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던 한국 경찰과 다르지 않았다. TV 속에서는 그토록 모범이라던 홍콩경찰이 시위대를 곤봉으로 때리고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심지어 실탄까지 발사했다. 민주경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강압적인 모습이다.



PYH2019061222810034000_P4.jpg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는 홍콩 경찰(출처: 연합뉴스)


경찰관이 바뀐 것도 아니고 시민이 바뀐 것도 아닌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아니 달라진 것이 있기는 하다. 공권력의 최고권위, 책임자가 홍콩 총독에서 중국 정부로 바뀐 것이다. 시민의 생각보다 자신의 비전을 중요시하는 권력이 경찰권을 장악하자 민주경찰이 폭력경찰로 둔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콩 경찰이 불복종하였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 오히려 한국은 518 당시 군사정부의 지시에 불복한 안병하 치안감과 같은 사례가 있다.



611211110012190298_1.jpg 전남경찰청에 설치된 안병하 치안감의 흉상(출처: 뉴시스)

사실 경찰의 민주성을 담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치권력의 정당성이지 경찰관의 자질 향상이 아니다. 권력구조를 바꾸기 싫으니 집행기관만 문제 삼아 시선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권력구조의 정당성이 뒷받침하지 못하는데 그 수하인 경찰이 저절로 깨끗해질 리 없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국민주권국가로 모범적인 민주국가가 되었다. 경찰이 민주화되고 세계적 K-치안이 구현된 것은 8할이 국민의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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