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출석합니다.

교사와 교사를 잇는 시간

by 지숙수담

11화.


1급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처음으로 실습생을 받던 날, 나는 오래전 나의 실습 시절을 떠올렸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여전히 마음속 어딘가에 “실습생 시절의 겁 많던 나”를 품고 있었다.

가정 어린이집의 좁은 교실, 아이 울음소리에 휩싸인 혼란스러운 하루,

무섭고, 긴장되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그 시절.

그래서 나는 다짐했었다.

“나중에 내가 실습생을 받게 되면, 사람답게, 진심으로 대해주자.”


시간은 흘러 어느덧 5년 차 교사가 되었던 나도 드디어

대학교 유아교육과 2학년 실습생을 맞이했다.

이제 막 교사의 꿈을 꾸기 시작한 예비교사였다.

어린이집 문을 열고 들어오던 그날,

낯설고 어색한 미소 속에 떨림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괜히 손을 먼저 내밀며 “우리 아이들, 예뻐요. 겁내지 말아요.”라고 말했다.


실습생은 처음 며칠 동안 긴장으로 굳어 있었지만,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미소 짓는 법을 조금씩 배워갔다.

함께 교실을 정리하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는 모습은 마치 막 깨어난 아기새들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때 깨달았다.

아이들이 ‘교사’를 통해 자라듯, 교사도 ‘누군가의 배움’을 통해 자란다는 것을 말이다.


그 실습생은 정말 성실했고, 따뜻했다.

아이들이 “선생님~” 하고 다가오면,

그 작은 손길에 눈빛이 반짝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실습 마지막 날, 나는 평가표를 작성하며 잠시 멈칫했다.

“이 아이는 이미 교사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그 문장을 쓰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실습이 끝난 뒤에도 그 선생님은 종종 연락을 했다.

명절이면 인사 메시지를 보내고, 생일이면 케이크 사진을 보내왔다.

“선생님, 덕분에 현장에서 버티고 있어요.”

그 한마디가 얼마나 고맙고 뿌듯하던지.

아,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될 수 있구나,

그 사실이 교사로서의 길을 다시 단단히 다잡게 해 주었다.


한 해에 한두 명씩 새로운 실습생을 만날 때마다 나는 늘 그 마음으로 맞이한다.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두려운 마음이 교차하겠지. 하지만 괜찮아. 교사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 배우며 자라나는 사람이니까.”


아이들이든, 실습생이든, 나에게는 모두 같은 존재다.

누군가는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선배님’이라 부르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교실 안에서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서툴지만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 마음을 잇는 일이,

내가 이 길을 계속 걷는 이유다.


이전 10화마음까지 출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