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마음 있는 자
14화. 주님의 손이 머무른 그 자리에
우리 초원과 목장들의 찬양대 연습이 한창이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하모니”라는 이름으로 열릴 찬양대회를 준비하며, 각 목장별로 팀을 이루어 매주 주일 오후 1시 30분이면 모여 연습을 시작한다.
그날은 우리 초원이 주일예배 때 불렀던 성가곡 중 하나를 골라 연습하는 날이었다. 곡은 ‘매일 주만 섬기리라’이다.
연습 전에 혼자 성전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평소보다 조금 더 가라앉은 마음이 느껴졌다.
무대 조명은 아직 꺼져 있었고,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배경처럼 잔잔히 흘러갔다.
내 마음도, 내 표정도 조용히 불이 꺼진 듯했다.
“슬픈 마음 있는 자, 몸과 영혼 병든 자…”
여기저기 연습하며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고, 찬양의 첫 음이 공간을 가르듯 울려 퍼졌다.
그 노랫말이 나를 가만히 붙잡았다.
그날따라 유난히 가사 하나하나가 내 안을 꿰뚫고 지나갔다.
가슴이 먹먹해졌고, 눈가에 고인 물기는 더 이상 머무르지 못하고 조용히 흘렀다.
말하지 못했던 아픔, 기도 중에도 꺼내지 못했던 어떤 감정.
‘다 괜찮아질 거야’라며 눌러왔던 마음의 조각들이 그날 찬양 앞에서 조용히 무너졌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무너졌는데, 오히려 평안했다.
주님이 아신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위로가 되었다.
“누구든지 부르시오. 예수 이름 부르면…”
나는 속으로 아주 조용히 그 이름을 불렀다.
‘예수님…’
그 이름 하나 부르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무겁던 영혼에 따사로운 숨결이 닿는 듯했다.
찬양이 끝난 후, 눈이 붉어진 나를 바라보며 누군가 조용히 다가와 손을 잡았다.
같이 찬양하던 동역자였다.
그 손길이 마치 주님의 손 같았다.
우린 아무 말 없이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웃었고, 그날의 성전 안엔 은혜가 잔잔히 흘렀다.
슬픈 마음이 있었던 자리.
하지만 그 자리에 주님의 손이 머물렀고, 그 손이 나를 만지셨다.
그 손길에 나는 다시 노래할 수 있었다.
지금도 우리는 연습 중이다.
주일 오후 1시 30분, 목장 식구들이 하나둘 모여 조용히 숨을 고르고, 또박또박 가사를 되뇌며 화음을 맞춘다.
누군가의 마음에 슬픔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다.
그 찬양을 통해 주님의 손이, 그 마음 위에 조용히 머물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나 역시 바라게 된다.
내가 부르는 이 노래가, 누군가를 주님께로 데려갈 수 있는 다리가 되기를 말이다.
그 이름, 예수.
그 이름 하나만으로 회복이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