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의 염려증
14화
우리 대장은 타고난 걱정쟁이다.
염려와 근심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하루에도 몇 번씩 꺼내 펼쳐본다.
왕국의 모든 하루는
그의 감시와 감독 아래 굴러간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늘 조심스럽고, 때로는 고달프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이 불쑥 든다.
이번엔 둘째 왕자의 사춘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공주는 예쁜 척 갑옷을 장착하고
다시 중재자 모드로 돌입했다.
“아빠가 걱정하시니까, 학교 끝나면 바로 집에 오자.
공부하고, 좀 쉬었다가.”
그러자 둘째 왕자는 짧고 단단하게 대답한다.
“알았어요.”
하지만 그 “알았어요”는 늘 반전의 신호다.
수행평가 때문에 한 시간,
친구랑 놀다 와서 또 한 시간,
햄버거 먹고 들어간다며 또 한 시간.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대장의 한계치는 빠르게 다가왔다.
결국 폭발했다.
왕국에는 ‘아이쉐어링’이라는 새로운 법이 선포되었다.
모든 왕자의 위치는
이제 대장의 손 안에서 확인 가능하다.
왕자들은 즉각 반란을 일으켰다.
“그게 신뢰예요? 감시지!”
“왜 우리를 의심하세요?”
왕국은 삽시간에 혼란에 빠졌다.
그때 총대를 멘 건,
언제나처럼 공주의 몫이었다.
“아니야, 그건 엄마 잘못이야.
엄마가 약속도 안 지키고,
아빠 카드 쓰고 놀러 다녀서 그런 거야.
너희들 잘못 아니야. 의심도 아니야.”
그 말에 둘째 왕자와 막내는 잠시 숨을 고르고,
왕국은 가까스로 평화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대장은 여전히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왕자들의 움직임을 살핀다.
예전 같지 않다.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진 않지만
그의 눈빛엔 묘한 불안이 스며 있다.
공주는 가끔 그 눈빛이 더 무섭다.
“저렇게 하다 마음이 무너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어 조심스레 바라보지만,
대장은 여전히 왕국을 지키느라 바쁘다.
오늘도 왕국은 평화롭지만,
그 평화엔 보이지 않는 긴장이 흐른다.
공주는 또다시 예쁜 척 갑옷을 정비하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대장이여, 제발…
이젠 조금만 덜 걱정해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