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주일 풍경
13화
왕국의 주일은 언제나 조금 특별하다.
평일엔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하던 가족들이
주일만큼은 각자 다른 길을 걷더라도,
마음만큼은 한 곳을 향한다.
오늘은 대장님과 막내왕자가 다른 왕국으로 떠나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첫째 왕자는 여전히 국가고시 준비에 몰두하느라
겨울이 올 때까지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왕국에 남은 건 예쁜 척 공주와 둘째 왕자뿐.
오늘은 둘이 함께 교회로 가야 했다.
공주의 주일은 언제나 전쟁 같은 하루다.
1부 예배에선 찬양단으로,
2부 예배에선 성가대와 여성중창단으로
예배가 끝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앉아 숨 고를 틈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 6시,
왕국의 불이 켜졌다.
둘째 왕자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공주는 다림질된 단정한 옷을 챙겨 입는다.
주일 아침만큼은
아무리 바빠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쓴다.
문제는 대장님이 다른 왕국으로 떠난 탓에
차량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
‘이걸 어쩌나…’ 고민하던 순간,
다행히 대기 중이던 차량이 있었다.
우린 서둘러 짐을 챙겨 교회로 향했다.
“오늘은 우리 일등이야.”
둘째 왕자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교회 주차장엔 아직 아무도 없었다.
조용한 예배당 안, 새벽 공기가 차가웠다.
우린 2층으로 올라가
성가복과 성가 파일을 꺼내 들고 내려왔다.
공주는 단정히 머리를 묶고,
둘째 왕자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엄마의 리허설을 지켜보았다.
찬양이 울려 퍼질 때마다
마음은 조금씩 따뜻해졌다.
오늘은 유난히 목소리가 맑았다.
예쁜 척 공주는 노래를 부르며
하나씩 지난 한 주의 무게를 내려놓았다.
예배가 끝난 뒤,
둘째 왕자는 피곤했는지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고,
공주는 특송 준비를 마무리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주일은 평소보다 바쁘고,
그만큼 은혜로운 하루였다.
오늘의 예쁜 척 공주는,
누구보다 분주했지만
그 속에서 가장 평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