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미소리로 찬양축제를 지나옵니다
15화.
추수감사 찬양축제, 그 복잡하고도 은혜로운 하루
추수감사주일이자 교회 창립 39주년을 기념하는 날.
해마다 열리는 ‘목장 찬양축제’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우리 초원은 여러 목장이 모인 공동체였다.
성격도, 말투도, 신앙 여정도 각기 달랐다.
어떤 성도는 마음이 잘 맞고, 어떤 성도는 늘 의견이 센 편이고, 어떤 성도는 막무가내처럼 “에라 모르겠다!” 하며 밀고 나가고, 또 어떤 성도는 시키는 대로 묵묵히 순종하고…
정말 가지각색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런 우리가 하나의 성가곡으로 찬양축제를 준비한다고 하니 처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은 조금 있었다.
의상은 의견이 갈리고, 곡의 호흡과 높낮이도 각자 다르게 익혔고, 서로의 마음도 미묘하게 삐걱거렸다.
연습 중 나도 모르게 불평과 한숨이 자꾸 튀어나왔다.
“이래서 되겠어…?”
“이 마음으로 찬양이 되나…”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내가 본 것은 사람들의 모습뿐이었고, 주님 앞에 드려질 ‘마음의 예배’는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걸.
그러다 찬양축제를 이틀 앞두고 이미 결정했던 의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검정 하의 + 니트에서 흰 블라우스 + 검정 하의로.
우리 의견은 묵살된 듯했고, 총괄 집사님의 말 한마디에 방향이 다시 정해졌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이 ‘툭’하고 내려앉았다.
“이런 기분으로 찬양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차라리 참석하지 말까…”
그 밤,
혼자 조용히 마음을 정리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내 마음을 천천히 다독이셨다.
내가 중심에 놓고 있던 것은
‘조화로운 모습’이었지
‘주님을 향한 중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 원피스를 준비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래. 나는 내 자리를 지키겠다.”
드디어 축제 당일.
1 초원부터 9 초원까지 차례로 무대가 이어졌다.
우리 순서는 7번째.
앞선 초원들의 찬양은 하나같이 훌륭했고,
그럴수록 내 가슴은 더 빠르게 뛰었다.
“우리는 준비가 덜 된 것 같은데… 괜찮을까…”
그러나 무대에 올라서자 신기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았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내 작은 목소리지만
주님께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가곡 한 소절 한 소절을 불렀다.
나는 개미소리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으로
주님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우리 초원, 1등.
놀람, 기쁨, 부끄러움, 미안함…
수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우리가 연습하며 보였던 어그러진 마음, 삐진 표정, 말다툼의 그림자까지 주님은 다 보셨을 텐데.
그런데도
우리를 세워주셨다.
상까지 허락하셨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히 깨달았다.
“주님은 우리의 완벽함이 아니라,
그 과정을 사랑하시는구나.”
못나고 부족해도, 투덜거리고 흔들려도,
끝내 주님 앞에 서려는 그 마음 하나를 주님은 놓치지 않으신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개미소리 집사다.
작은 목소리지만,
그 작은 기도의 숨결 하나까지
주님은 들으시는 분임을 다시 믿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