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미소리로 섭섭합니다
14화.
지난 주일은 추수감사주일이었다.
교회에서는 ‘목장찬양축제’가 열렸고,
그날 나는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해
리허설을 기다리며 조용히 커피를 마셨다.
찬양단의 몇몇 집사님들과 함께 앉아 있었는데,
대화의 주제는 찬양단을 연합찬양단으로 확대하는 일이었다.
나는 그저 듣고만 있었다.
찬양의 은사가 풍성한 분들이 많았고,
나는 그저 “은혜로 노래하는 집사”였으니까.
내 목소리는 작고, 내 자리는 늘 뒤편이었다.
그래도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
그때 한 집사님이 나를 향해 물으셨다.
“집사님 시간 되죠? 함께할 수 있죠?”
나는 놀라서 얼떨결에 대답했다.
“저요? 저는 개미소리라서요…”
말끝이 흐려지고, 그 자리는 잠시 조용해졌다.
그러자 다른 집사님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집사도 찬양 못했는데 처음에 앞에 세운 이유가 예뻐서였어요.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좋잖아요. 집사님도 그냥 서 있기만 해요.”
물론 악의는 없었다.
친한 사이니까 할 수 있는 농담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말이 내 마음엔 오래 남았다.
‘나는 그냥 서 있기 위해 있는 사람일까?’
‘내가 드리는 찬양은 그저 자리 채우기일까?’
나는 속으로 주님께 조용히 물었다.
“하나님, 제가 꿔다 놓은 보리처럼 서 있는 게 은혜인가요?”
그리고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답했다.
“그래요… 언젠가는 저도 잘하겠지요.”
그날 집에 돌아와 한참을 멍하니 앉았다.
씁쓸함과 함께 묘한 깨달음이 찾아왔다.
사람이 보는 자리가 아니라,
주님이 들으시는 마음의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내가 서 있는 이유는 앞에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 앞에 서 있기 위해서라는 걸,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개미소리 집사다.
누구보다 작고, 누구보다 조용하지만
그 조용한 목소리로 오늘도 예배당에 선다.
누군가에게는 들리지 않아도,
주님께는 분명히 닿을 그 믿음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