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출석합니다.

하얀 손수건, 작은용기

by 지숙수담

2화. 하얀 손수건, 작은 용기


적응기간 1–2주가 지나자 아이들의 눈물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엄마 옷자락에 매달려 울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교실 문 앞에서 한 번쯤 눈치를 살핀 뒤 내 품에 뛰어드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교사인 나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늘 눈에 띄는 아이가 있었다.

작은 손에 하얀 손수건을 꼭 쥔 여자아이. 손수건을 코 밑에 대고 킁킁거리다가 울음을 터뜨리곤 했는데, 그 모습은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 나에게 그 손수건은 그 아이가 버텨내는 ‘마법의 부적’ 같았다.


그런데 하루는, 아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울고 있는 걸 보았다. 깜짝 놀라 다가가 물으니, 손수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이는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손수건… 내 손수건…”을 부르짖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이에게 손수건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라, 엄마의 품을 대신하는 연결 고리였음을.


나는 곧장 아이와 함께 교실 구석구석을 뒤졌다. 책상 밑, 놀잇감 바구니, 작은 주머니 속까지. 결국 매트 사이에 낑겨 있던 하얀 손수건을 발견했을 때, 아이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손수건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이내 나를 보며 울음을 멈췄다. 마치 “이제 괜찮아”라는 듯.


그날 나는 크게 배웠다.

아이들의 애착물건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낯선 세상을 건너는 다리라는 것. 그리고 그 다리를 함께 건너주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


며칠 뒤, 그 아이가 손수건을 교실 바구니 위에 올려두고 친구들과 블록 놀이를 시작했을 때, 나는 속으로 크게 웃었다. 손수건을 잃어버려 울던 날이 있었기에, 손수건을 내려놓고 뛰어가는 오늘이 더 눈부셨다.


아이들의 성장에는 이렇게 작은 위기와 눈물이 스며 있다. 하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새로운 용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현장의 첫 번째 증인으로서, 그 순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