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쌤의 뒤죽박죽 여행이야기

교사 다섯, 길 위에서(경주)

by 지숙수담

동료교사 5인의 경주 여행기


첫 교사가 되었던 해에 만난 다섯 명의 동료들. 각자 다른 원에서, 다른 자리에서 일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우정은 그대로다. 만나면 언제나 학생들처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서로의 삶을 격려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이번에는 용기 내어 처음으로 함께한 경주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동탄에서 SRT를 타고 출발하는 순간부터 이미 설렘은 가득했다. 기차 안에서는 한껏 들뜬 수다와 웃음소리가 이어졌고, 경주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만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커다란 흰색 호빵 귀마개를 쓰고 사진을 찍었다. 다섯 명이 귀여운 포즈를 취하며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수학여행을 온 고등학생 같았다.


우리 다섯은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힘들었던 첫 원 시절 나를 붙잡아주던 당근과 채찍 같은 선생님, 왕언니처럼 든든한 언니, 나이는 어리지만 성숙하고 침착한 애늙은이 같은 선생님, 여전히 블링블링하고 유일한 미혼 선생님, 그리고 여린 마음 공주 스타일의 나까지. 다른 듯 닮은 이 조합이 만나면 꼭 맞춰진 퍼즐처럼 즐겁고 따뜻한 시간을 만든다.

겨울 햇살에 빛나는 경주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횡리단길, 대릉원 앞에서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해 사진을 남겼다. 커다란 고분 앞에서는 동전 모양의 과자를 들고 재미있는 사진을 찍기도 했고, 길거리 음료로 손을 녹이며 걷는 짧은 순간조차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낮에는 고즈넉한 역사 속을 거닐었고, 밤에는 안압지의 황금빛 야경을 바라보며 추억을 덧칠했다.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환하게 빛나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날,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있었다. 바로 나와 막내 선생님의 미니 생일파티. 바쁜 일상 속에서는 챙기기 어려웠던 순간이었는데, 여행지에서 동료들이 준비해 준 작은 케이크와 촛불은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서로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깜짝 선물과 웃음 속에서 진심 어린 응원을 나누며 잠시 교사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소녀처럼 설레던 시간. 경주 여행이 더 특별해진 건 아마 이 순간 덕분이었을 것이다.

여행 중간중간 장난도 끊이지 않았다. 서로의 옷차림을 두고 농담을 던지고, 지나가는 길고양이를 발견하면 아이처럼 환호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이어진 웃음과 수다는 피곤할 틈조차 없게 만들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 주는 따뜻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동료이자 친구, 때로는 언니 같고 동생 같은 사이와 함께 떠난 경주는 그야말로 ‘리프레시’였다. 늘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다섯 교사의 소중한 하루.


그날 밤 기차에 몸을 싣고 돌아오며, 우리는 다시 만날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웃음 가득한 우리의 첫 여행, 경주는 그렇게 추억이 되었고, 이후 우리는 더 큰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해외여행 계획까지 세우게 되었다. 올해는 여행계도 만들어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