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개미소리로 걸어갑니다.
5화
주일 오후, 남편은 목장 예배로 향했다.
나와 세 아들의 발걸음은 본당으로 향했다.
본당 안에서는 청년부 예배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후 찬양단원들이 마이크를 들고 음향을 체크하고,
싱어들의 화음을 맞추며, 방송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예배 전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시간,
그 공간은 늘 살아있는 예배의 숨결로 가득했다.
나는 2시 여성중창단 연습이 있었기에
그전까지 약 1시간은 아이들과 본당에 앉아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그 자리에 서서 싱어로 찬양단 활동을 했었다.
하지만 큰아들이 청년부가 된 이후,
그 자리는 이제 청년들만의 예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한 발 물러섰다.
모든 자리에는 주인이 있기 마련.
나는 기꺼이 다음 세대에게 은혜의 자리를 비워주었고,
그 대신 찬양단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로 돌아왔다.
오늘은 그때의 기분과 추억이 밀려왔다.
큰아들이 다시 믿음의 자리에 서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였다.
사실 아이들의 믿음은 신실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와 남편에게는 오래된 기도 제목이었다.
큰아들이 청년부 예배에 잘 정착하여
귀한 일꾼의 자리에 쓰임 받기를,
믿음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갈 수 있기를
우리는 절실히 기도하며 끈을 붙들고 나아간다.
믿음이라는 것은 누군가 원한다고 해서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그 길은 묵묵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라 한 걸음씩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찬양을 들으며 아이들과 한 공간에 있는 이 한 시간이
단순한 기다림이 아니라,
은혜가 깊어지고 감사가 자라나는 순간임을 느낀다.
2시, 여성중창단 연습이 시작되었다.
내가 맡는 파트는 소프라노였다.
오늘의 곡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은혜 아니면〉.
편곡된 부분까지 맞추느라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더 은혜가 되는 시간이었다.
어렵고, 힘들고,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주님 앞에서는 결코 대수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고백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개미소리 집사다.
하지만 주님 앞에서 믿음 따라 걷는 내 발걸음은
언제나 당당하다.
그리고 오늘도 마음 한쪽에서 속삭임이 들려왔다.
“사랑하는 딸아, 네가 걷는 이 길에 내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