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출석합니다.

벽과 바닥 위에 하나 된 천사들

by 지숙수담

5화


우리 교실 한쪽 벽에는 커다란 흰 도화지가 늘 붙어 있었다. 아이들은 마치 작은 화가들처럼 벽에 바짝 붙어 섰다. 누군가는 발끝을 세워 더 높이 손바닥을 찍으려 애썼고, 또 다른 아이는 온몸을 기대어 얼굴 가까이에서 크레파스를 꾹 눌렀다. 벽에는 동그란 손자국과 삐뚤빼뚤한 선들이 겹겹이 쌓였고,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은 금세 환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바닥은 또 다른 풍경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렸고, 옆에서는 종이 조각을 한 움큼 쥐어 머리 위로 흩날리며 눈 오는 듯 장난을 쳤다. 부스러진 조각들이 바닥에 수북이 쌓였지만, 그 속을 구르며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작은 축제 같았다. 어떤 아이는 블록을 바닥에 길게 이어 붙여 기찻길을 만들었고, 그 옆에서 친구들은 그 길을 따라 기어 다니며 마치 여행이라도 떠나는 듯 즐거워했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카메라를 들었다. 렌즈 속 아이들은 어지럽고 정신없었지만, 동시에 너무도 자유롭고 당당했다. 정리되지 않은 교실은 어른의 눈에는 어수선해 보일지 몰라도, 그 흔적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상상력과 열정이 남긴 발자국이었다.


선생님들은 우리 교실을 두고 종종 말한다.

“여기는 어린이집 안에 있는 재활용 창고 같기도 하고, 미술학원 같기도 하고, 키즈카페 같기도 해.”

맞다. 우리 교실은 늘 정신없다. 하지만 나는 이 정신없음이 좋다. 그 안에는 아이들이 벽에 남긴 하루, 바닥 위에 쏟아낸 웃음, 그리고 함께 어울린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아이들은 내 천사들이야. 그리고 이 교실은, 천사들이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