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왕자의 골골대는 하루
7화
왕국에 다시 평화가 찾아온 어느 날, 나는 학부모 대상 특강에 참석했다.
둘째와 막내왕자가 다니는 학교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시청각실에서 진행된 특강은, 변화된 교육부 정책과 고교학점제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동안 여러 번 비슷한 유형의 교육과 특강을 따라다니며 변화된 추세를 이해하려 노력해 온 터라, 오늘 역시 학부모로서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또 무엇을 더 챙겨야 하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나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 필기를 하고, 발표자의 말에 집중했다.
그런데 한창 몰입하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막내왕자였다.
“엄마… 목이 아프고 열이 나. 집으로 가는 길이야.”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막내왕자는 태어날 때부터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유독 작고 마른 체구에 까무잡잡한 피부로 늘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감기가 유행하면 빠짐없이 걸려 콧물을 줄줄 흘렸고,
비염은 계절마다 악화되어 밤마다 뒤척였다.
손은 늘 축축한 다한증으로 젖어 있었고,
어릴 적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두상이 삐뚤어져 교정도 받았지만
지금도 옆으로 누워 심하게 코를 곤다.
코로나만도 두세 번 앓으며, 늘 골골거리던 아이였다.
왕국의 연약한 막내 기사, 병마와 싸우는 숙명을 타고난 듯한 아이라
한약, 녹용, 전문가의 손길까지 다 빌려봤지만
여전히 또래보다 왜소하고 작았다.
그런 막내가 또 아프다고 연락을 해오니,
내 마음은 더 이상 특강에 머무를 수 없었다.
발표자의 목소리는 멀리서 아른거렸고,
마지막 부분은 듣는 둥 마는 둥 흘려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조급했고,
서둘러 막내를 병원으로 보낸 뒤에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결국 이번에도 그냥 유행성 감기였다.
막내왕자는 참 손이 많이 가는 아이다.
그러나 성격만큼은 누구보다 빛났다.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짓궂은 성격이 대장과 똑 닮아 사람들을 웃게 하고, 집 안을 환하게 만드는 건 언제나 막내의 몫이었다.
마치 왕국의 작은 어릿광대 같지만,
그 웃음 뒤에는 병마와 싸우는 기사다운 용기가 숨어 있었다.
몸은 약했지만 마음은 단단했고,
그 반짝이는 기운으로 오늘도 우리 가족을 웃게 하고 있었다.
예쁜 척 공주도 오늘 속으로 생각한다.
“그래, 평화가 어찌 그리 오래가겠어? 또 이벤트가 있어야 왕국이지.”
오늘도 예쁜 척 공주는 한숨 한 번에 웃고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