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부산여행
7화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우리는 2박 3일 가족여행으로 부산을 찾았다. 명칭은 가족여행이었지만 사실은 나의 취미이자 버릇 같은 여행 역마살 덕분에 시작된 여정이었다. 사진 찍고, 찍히는 걸 좋아하는 우리 집 유일한 여자의 소원이 여행이라, 결국 우리 집 삼부자는 반강제로 끌려왔고, ‘피해자 모임’ 같은 여행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 뒤죽박죽 속에서도 웃음과 즐거움은 끊이지 않았다.
여행의 시작은 송도 용궁 구름다리였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발아래로 펼쳐진 푸른 바다는 장관 그 자체였다.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들에는 우리 가족의 웃음과 설렘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게는 엄청난 용기였는데, 다리를 건너는 내내 달달 떨리던 다리가 결국 저려와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주물러야 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부산은 벌써 서너 번 찾은 도시이지만, 아이들이 커갈 때마다 올 때마다 늘 새롭다. 갈 곳도, 볼 곳도, 먹을 곳도 끝없이 많아 언제 와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국제시장 골목에서는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여행의 기운을 북돋아주었고, 닥밭골 1953 골목공원과 소망계단에서는 알록달록한 벽화와 장식들 덕분에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졌다. 특히 빨강, 파랑, 초록처럼 쨍한 색 옷을 맞춰 입고 사진을 남기다 보니, 카메라 속에 우리 가족의 모습이 끊임없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날씨까지 좋아서 사진이 더없이 잘 나왔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감천문화마을이었다. 언덕을 따라 이어진 알록달록한 집들은 마치 수채화 속 장면 같았고, 나는 어린 왕자 조형물 옆에 앉아 멀리 펼쳐진 부산의 바다와 마을을 함께 바라보았다. 그 순간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했다. 골목마다 놓인 벤치와 벽화, 소품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저녁이 되면 우리는 오락실에 들렀다. 삼부자가 농구 게임에 빠져 점수를 겨루는 모습은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워 나를 웃게 만들었다. 여행지에서의 이런 소소한 놀이가 오히려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마지막 날에는 가족사진 부스에서 장난스럽게 찍은 사진들을 챙기며 여행의 추억을 선명하게 남겼다.
부산은 우리 가족에게 사진만큼이나 진한 웃음을 남겨준 도시였다. 찍고, 찍히는 순간마다 2박 3일의 여정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쌓였고, 행복했던 그 시간들은 앨범 속에서 오래도록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