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둥둥이의 하루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다
‘개 팔자가 상팔자다’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반려동물로 대부분 개를 키워서 ‘개 팔자가 상팔자다’라고 하였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은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다’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는 듯하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흔히 ‘집사’라고 불린다. 고양이가 얼마나 상팔자인지 알 수 있는 말이다. 둥둥이도 고양이답게 볼 때마다 늘어져 있는 게 상팔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둥둥이의 하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양이지만 나름 바쁘게 일을 한다.
아침 모닝콜 하기
배가 많이 고프거나 비가 와서 어두운 날엔 가끔 모닝콜 기능이 고장 나긴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7시쯤이면 침대 위로 올라와 깨운다. 집사를 기어코 깨워 자신의 일을 마치지 않으면, 둥둥이 모닝콜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흔한 광경이 아닐까 싶다.
택배 알림
집 앞에 택배가 오거나 배달 음식이 오면, 난 듣지 못 하지만 둥둥이는 귀신 같이 알아챈다. 둥둥이가 현관 앞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택배나 누군가가 왔다는 신호이다. 가끔 쿠팡 리프레쉬가 밤늦게 도착하더라도 둥둥이 덕분에 냉장고에 바로바로 넣을 수 있다.
집사 마중하기
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둥둥이의 행동을 항상 볼 수 있다. 회사를 마치고 집 주차장에 도착하면, 집에 “차량이 도착했습니다.”라는 알림이 울린다. 알림을 들은 둥둥이는 나를 반겨주기 위해 현관으로 마중 나와 기다리거나, 현관이 보이는 침대 위에서 식빵을 구우며 기다린다. 도어락 비밀번호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 집으로 들어오면 둥둥이는 바닥을 뒹굴거리며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해준다.
SNS 모델
가끔 SNS를 통해 고양이용품 협찬을 받게 된다. 상품 후기를 올려야 되기에 둥둥이는 모델 역할을 한다. 가끔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델에 비협조적이지만, 밥 값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요즘은 내가 게을러져서 하지 않는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는 둥둥이지만, 둥둥이의 삶은 나름대로 바빠 보인다. 그래도 둥둥이가 부럽다.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이전 글 : 임인년, 흑호랑이의 해
다음 글 : 고양이지만 말은 합니다
둥둥이 성장기 처음부터 읽기 - [ 클릭 ]
*글 내용/사진 무단 복제•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