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2학기의 시작

방학 끝, 개학!

by 흰돌

유난히 더웠던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살이 타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부지런히 여름 방학을 즐겼다.


아파트 친구들과의 물놀이를 시작(혼자서만 춥다고 중간에 집으로 갔지만)으로,

친정이 있는 통영을 거쳐 순천과 여수 여행.

집 근처 물놀이와 바닷가에서의 해루질,

도서관, 과학관, 미술관 나들이와 좋아하는 친구네 집 방문,

개학 전 마지막 강원도(대관령과 강릉) 여행까지.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물론, 학교의 과제(학습, 운동, 독서)를 지키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집에서 하던 학습뿐만 아니라, 방학 동안 짧게 바둑도 방과 후로 배웠고 방문 피아노도 새롭게 시작했다. 최근엔 한자 시험도 도전했다.

줄넘기 학원도 꾸준히 다녔고 학원 미션으로 매일 집에서 100개씩 넘기도 했다.


이런 시간 동안 아이도 성장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2학기를 앞두고 고난들도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줄넘기 학원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 학원 가기를 너무나 싫어했다.


태권도의 악몽이 떠올라 이유를 물으니

승급 심사를 보는 것의 압박감과

형, 누나들과의 과격한 피구가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또 줄넘기마저 포기할 순

없었다.

힘든 순간도 견딜 줄 알아야 하고,

2학기 돌봄 교실의 순조로운 적응을 위해서

지금 학원을 유지해야 했다.


또다시 불안이 엄습한 나는,

관장님께 아이의 상황을 알리고 아이가 재밌게 다닐 수만 있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사건은 일어나고 말았다.


개학한 그날도,

아이는 피구 하기 싫다며 학원차를 탔고

아이가 집에 도착할 무렵 즈음

관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또다시 슬픈 예감은 적중했다.

아이가 피구에서 공을 맞고 수비가 아닌 의자에

앉으라 했더니 떼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면서,

피곤함과 불안이 극에 달한 듯했다.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던 아이의 모습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몇 달 동안 보이지 않았던 악을 쓰고 물건을 던지는 폭력적인 행동이 또 드러난 것이다.


나는 너무 죄스러운 마음에 데리러 가겠다 했지만

관장님이 알아서 해보겠다 하셨다.


하지만 다시 관장님께 연락이 왔고, 나는 급히

차를 몰아 학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또 휴대폰이 울렸다.


돌봄 교실이었다.


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