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나사원이 모니터 앞에서 어깨를 잔뜩 올리고 있었다.
첫 고객사 전달 주간.
화면 속 글자가 살짝 밀려 보였다.
사소한 문제지만, 신입 눈에는 세상의 균열처럼 보였다.
회의실.
김상무가 말했다.
“금요일 전달 일정, 변동 없다. 남은 이슈?”
박과장이 손을 들었다.
“기능은 다 돌아갑니다. 다만 화면 글자가 특정 경우에 밀립니다.”
나사원이 곧장 말했다.
“그거 제가 완벽히 잡아보겠습니다.”
이부장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좋은 마음이다. 하지만 시간을 보자.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의지뿐만 아니라, 시간과 드는 노력이니까.”
임대리가 화이트보드에 적었다.
“고치려면 최소 3일, 세 명 붙으면 9일치.
검증까지 포함.
그냥 나가면? 고객센터 문의 한두 건,
안내로 반나절이면 끝.”
나사원이 놀란 눈을 했다.
“그래도 첫 납품이라 완벽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부장이 천천히 말했다.
“마지막 1퍼센트를 맞추자고 100원을 쓰는 순간이 있어.
근데 그 1퍼센트를 안 맞췄을 때 손해가 10원이라면?
회사는 100원을 쓰지 않는다.
그 돈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든다.
완벽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회사는 ROI(Return Of Invest)로 움직여.”
회의가 잠시 고요해졌다.
박과장이 달력을 가리켰다.
“이번 주에 고객 교육도 있죠.
안내 문구 하나 넣고,
임시로 화면만 살짝 조정하면 사용엔 문제 없습니다.”
임대리가 덧붙였다.
“다음 주에 구조를 손봐서 깔끔히 고치죠.
계획에 넣겠습니다.”
나사원이 입술을 깨물었다가 말했다.
“그럼 이번엔 안내와 임시 조정으로 가고,
다음 주에 제대로 고치겠습니다.”
김상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일정은 그대로.
안내 문구는 오늘 안에 초안 올려.”
복도 끝 테이블.
이부장이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섭섭하지?”
“네. 마무리를 못 한 느낌이라서요.”
“마무리에도 종류가 있어.
마음을 달래는 마무리, 회사에 도움이 되는 마무리.
오늘은 후자를 택한 거다.
목표 품질선까진 반드시.
그 너머는 다음 기회에.
대신 우리는 기록하고, 약속을 지키면 돼.”
금요일, 고객 전달.
교육장에서 담당자가 화면을 보더니 웃었다.
“이 정도면 괜찮습니다. 안내대로 쓰면 되겠네요.
다음 업데이트 때 고쳐 주시면 됩니다.”
돌아오는 길.
나사원이 물었다.
“부장님, 저는 완벽을 포기한 건가요?”
이부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넌 오늘 완벽을 미룬 거다.
그건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야.
시간을 갈아 넣어 얻는 마지막 1퍼센트가
진짜 이득인지 계산하는 게 프로의 습관이지.”
월요일.
우리는 계획대로 다음 주 수정 항목에 넣었다.
나사원은 더 단단한 표정으로 일정을 쪼개고,
안내 문구를 다듬어 올렸다.
이부장이 슬쩍 말했다.
“오늘 교훈, 한 줄로 써봐.”
그가 노트에 적었다.
“완벽보다 목표 품질, 그리고 약속한 일정.”
이부장은 엄지를 들어 보였다.
“그게 회사에서 오래 가는 공식이다.”
완벽보다 중요한 건 목표 품질선이다.
마지막 1퍼센트의 집착이
투입 대비 이득을 넘어서는지 계산하라.
엔지니어의 자존심은 존중되지만,
회사는 ROI로 움직인다.
기록하고 안내하며,
다음 주기에 고치면 된다.
그게 프로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