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연극을 함께 완성해간다는 것
“숨을 곳이 없잖아요”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섰던 유해진 배우의 고백이다.
인생은 라이브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녹화할 수 없고
미리 연습해 볼 수도, 준비할 수도 없다.
준비를 해두어도
무대 환경과 등장인물에 따라
예측불가한 상황에 자주 놓여지게 된다.
그로 인해
막과 막 사이의 간격이 조절되기도 하며
무대 위 나를 비추던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지는 경험도하게 된다.
숨을 곳이 없다는 말은
도망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결국 나로 살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컷 소리도, 다시 한 번도 없는 장면들 속에서
더 좋은 선택이 있었음에도
지금의 최선을 선택하게 된다.
생방송이었다면
방송사고일지도 모를,
시청자 게시판에 욕을 잔뜩 먹을
선택들을 하기도 한다.
애드립이 삶의 유연함으로 작동하고
완벽한 장면을 남기지 못해도
그 순간의 나로 선택했다는 사실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무대에는
NG도 편집도 없어서
우리는 자주 민낯으로 들킨다.
그래서인지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어떤 태도로 서 있었는지가 남는다.
오늘의 나는
조금 어설픈 배우일지라도
끝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는 사람.
당신 또한 함께 무대를 바라보는 사람.
나는 오늘도
숨을 곳 없는 무대 위에 선다.
박수가 없어도
막이 내릴 때까지
무대 위 아래를 오가며
한 편의 연극을 당신들과 함께 완성해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