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수업이 적어 부담이 덜 되는 월요일, 1,2교시 교담이라 반 아이들을 음악실로 보내고 오랜만에 브런치에 접속했다. 카카오톡 대란의 여파로 브런치 접속마저 되지 않았던 그날에 미처 올리지 못한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서랍에 저장된 글을 업로드하고 수업준비를 하는데 핸드폰에 브런치 알림메세지가 평소보다 많이 떴다. '이번 글 반응이 좋은가 보네?' 거듭되는 알림에 무심코 아이콘을 몇 번 눌렀다가 눈을 의심했다.
내가 만든 브런치북이 모두가 보는 메인에 떠 있었다.
많은 분들이 라이킷을 눌러주셨고 구독도, 댓글도 남겨주셨다. 처음으로 받아본 많은 하트에 심장이 뛰었다. 하지만 난 곧, 휴대폰을 제쳐두고 붕 뜰 뻔 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야 했다. 내가 이 곳에 있지 않으면 여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게 뻔했다. 나의 말과 행동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 곳, 고작 만 10년 남짓을 산 아이들 24명이 있는 교실이 바로 그 곳 아니던가. 곧장 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충실히 살아냈다. 아, 평소와 다른 점이 있긴 있었다. 남편이 회식이 있어 아이가 잠든 한참 후에 퇴근했고 나의 독박 시간이 평소보다 더 길었다는 것이다ㅠㅠ
그러나 이 날, 내가 수업을 하고 업무를 처리할 때에도, 하원한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고 저녁을 만들어 먹이고 함께 블럭으로 배를 만들 때에도, 아이를 재우고 소파에 널부러질 때에도 내 브런치북이 메인에 떠 있다는 사실이 중간중간 떠올랐고 행복했다. 아이들의 무질서도, 교감선생님의 메세지도, 아이 하원 후 이어진 독박육아 마저도 덜 힘들게 느껴졌다. 자칫 아주 평범할 뻔 한 하루에 달콤한 반전이 있었다. 반전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교직과 아이들에 관한 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실 줄 몰랐다. 아이들을 더 깊이 관찰하고 더 많이 연구해야지 생각한다. 그리고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온다는 것, 진리를 믿지 않는 내가 가진 몇 안되는 진리이다. 소설책이라도 읽어야 글이 써지고 연수를 들어야 머릿속에 어렴풋하게 있던 것들이 말로 설명이 되더라. 시간이 나면 연수부터 신청해야지. 그리고 가장 최고의 인풋은 '일상'이다. 밀도 있게 보낸 하루하루가 쌓여 가장 좋은 글감이 된다. 건실하게 일상을 쌓아올리리라 새삼 다짐한다.
스스로를 격려하기에 참 좋은 가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