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크리에이터가 되다니!

내가 글을 쓰는 이유

by Applepie

게으른 작가인 나는(스스로 작가라고 칭하는 것도 낯뜨겁ㄷㅏ...) 브런치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알림이 있다. '구독자들은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작가에게 친근함을 느낍니다' 또는,

'글쓰기는 근육과 같아서 자주 쓰지 않으면 퇴화합니다' 와 같은, 글을 쓰라고 채찍질하는 류의 알림이다. 이런 것들은 나의 무뎌진 죄책감을 자극하여 조금이나마 마음을 따끔거리게 만들지만 무거워진 엉덩이와 손가락이 떼지진 않았다. 그런 알림을 345번쯤 받았을 무렵, 이번엔 굉장히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알림이 떴다.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게.........뭐지?

가입만 하면 다 주는건가?(아닌 것을 확인하고는,)

우와 내가 크리에이터라니!! 내 브런치 스토리 메인에 훈장 같은 것도 있다니!!!

독자도 적고 가끔 쓰는 글도 뜨거운 반응을 얻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교육이라는 한 분야에 대해서 가늘더라도 꾸준히 글을 쓴 것이 가끔은 메인에 소개가 되기도 하고 그러다 이렇게 크리에이터 뱃지도 달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자신을 좀 칭찬해주고 싶어 칭찬의 증거물인 이 글을 남긴다. 또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을 반추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처음 교실에 대한 글을 쓴 것은 2021년에 2학년을 맡았을 때였다. 개인적으로는 오랜 휴직 끝에 복직한 해라 직업에 의욕적이기도 했고 큰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같은 학교로 복직했는데(학군이라는 변수 동일, 시간만 흐름) 왜 이렇게 아이들의 학력이 낮아졌나 충격을 받았다. 항상 기본이라고 여겨졌던 교과서마저 아이들에게 어렵다는 생각이 1n년만에 처음 들었다. 그 아이들은 한해 전 코로나로 인해 1학년 입학마저 못한 학년이었는데 공교육이 거의 전부인 아이들이 있다는 것과 그렇게 구멍난 시기는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씁쓸한 교훈을 얻었다. 다행인 건, 마침 혁신학교로 변한 학교에서 회의 기회가 많아 학년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의 수준에 맞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습자료를 준비할 수 있었다는 거다. 그렇게 복직하여 치열하게, 또 나름 즐겁게 한 해가 지나고 나는 학교를 옮겼다.


새 학교에서의 2022년과 2023년은 내 교직 인생의 암흑기였다. 이때 많은 글을 썼는데 그 이유는 사실 교사를 그만두고 싶어서였다. 쉽게 말해 엑시트 전략을 소극적으로 세워 봤다고 할 수 있겠다. 진지하게 교사를 그만 두고 다음 직업으로 혹시 전업 작가는 어떨지 생각했고 생각 끝에 나처럼 에세이만 쓰는 작가는 전업으로 하기엔 부족하다는-글이 잘 팔리지 않으리라는-결론에 다다랐다. 그럼 소설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지만 워킹맘의 현실이 무슨 생각을 길게 하게 놔두질 않더라. 울고 상담을 받으면서도 그만둘 결심을 하고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 시간에 떠밀려 개학을 하고 또 새로운 아이들과 만났다.

그러는 동안 나는 더 많은 경험을 했고 글도 조금씩 쌓여갔다. 글에 녹인 경험들을 하면서 때론 눈물도 흘리고 위궤양도 얻어보고 잠을 이루지 못해 새벽에 거실을 서성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이지 피 땀 눈물로 쓴 글들이 맞다.


요즘 인터넷 여기저기에 공교육이 끝났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증거는 쉽게 백 가지도 넘게 찾을 수 있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내가 공교육이 무너져가는 이유를 더 많이 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혐오하는 여론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대안을 제시하고 고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그 망해간다는 공교육을 지탱하려고 애쓰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도 내 글을 통해 알리고 싶으며 학교와 교권의 회복 또한 계속 글을 통해 피력할 생각이다.


크리에이터 뱃지를 받은 지 5일쯤 됐는데 벌써 두 개의 글을 썼네. 난 역시 채찍보다 당근이 맞는 사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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