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초 1, 2가 꼭 해야 하는 것

(5) 수업을 대하는 태도 점검하기

by Applepie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시작한 지 2~3주 지났습니다. 다들 긴긴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제게는 정말 소중한 겨울방학입니다. 저 혼자 자유를 누리는 마지막 방학이니까요. 올 여름부터는 1학년인 아들과 함께 방학을 보내게 될 테지요. 상상만 해도 정말...(말을 줄이겠습니다)


어쨌든 얼마전, 곧 학교에 입학할 아이와 함께 초등학교 예비소집을 다녀왔습니다. 유치원에 비해 커다란 학교 건물을 보고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세상에, 건물이 두개씩이나. 본관과 후관이 있다니! 처음에는 학교에 가기 싫어했던 아이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창문에 떡 붙어 있는 보건실, 과학실들의 이름표에 설레기도 하구요. 기대로 부푼 아이는 관심을 쏟아 내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실에서는 뭘 해요? 1학년 교실은 어디에요? 1학년에선 뭘 배워요? -응, 50까지의 수를 배우고 한 자릿수 덧셈 뺄셈도 하지. 라고 대답하는 순간 이어진 아이의 말에 저는 멈칫하고 말았습니다.


에이, 학교에서 왜 그렇게 쉬운걸 배워요? 저는 더 어려운 것도 하는데요?


아이의 이 말에 당황한 저는, 훌륭한 답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며 집에 왔습니다. 이 글을 쓰며 아이에게 해 줄 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그러니까 이 글은 사실 학부모가 될 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요.


같은 예비 초 1이라도 유치원 시절 학습에 노출된 정도가 매우 다르므로 아이들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1학년에 입학하여 처음 배우게 될 한글이나 수학이 매우 쉽게 느껴지는 아이들이 적지 않을 듯합니다. 제가 정말 학습 면에서 안좋다고 생각하는 케이스 중 하나가 학원에서 다 배워왔다며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또 겉핥기 식으로만 배워서 단원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년병장 같은 태도를 보이는 학생들은 저학년보다 고학년에 흔합니다. 저학년 때는 수업시간 내용을 예습하는 것의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유치원처럼 익숙하거나 편하지 않은 초기 학교생활에서 아는 내용을 배운다는 것은 자신감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이건 교사로서의 일반적인 관점이고 학부모로서의 저는 제 아이가 아는 다 아는 내용이라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과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습관의 기틀을 1학년 때 잘 닦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는 압니다. 학교 수업이 지금에야 쉬워 보이지, 시간이 지날 수록 저희 아이에게 결코 쉽지 않은 순간들도 많을 거라는 것을요. 쉽다고 자만한 아이일수록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는 순간엔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요. 이제까지 해왔던 태도를 바꾸기 힘드니까요. 그리하여 저는 오늘 하원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려 합니다.


처음 1학년 들어가서 교과서를 펼치면 **이한테 좀 쉽게 느껴질지도 몰라.
왜냐면 **이는 한글과 수학 예습을 조금 했거든. 하지만 예습을 했다고 해서 네가 다 아는건 아니야. 학교에선 네가 안 해본 것들도 많이 할거야. 유치원에서는 안 써본 것들도 써보고 친구와 함께 문제를 내 보기도 할 거야.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할거야.
혹시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해서 집중하지 않거나 딴 짓을 하면 안 돼. 그건 선생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너에게도 좋지 않은 행동이야.

망아지같은 예비 1학년에게 "수업시간에 선생님 잘 봐야해! 자세 바르게!"라고 하는 것보다 위와 같이 재밌을 거라는 기대를 함께 갖게 해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리라 생각합니다.


학교에 가서도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고 시작한 선행학습이 오히려 아이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되겠지요. 한 학년정도 선행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성실한 태도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선행을 못 했을 때의 손해보다 수업시간 태도를 바르게 갖추지 못했을 때의 손해가 훨씬 막심하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동네를 가득 메운 학원 광고 현수막과 범람하는 레벨 테스트 일정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지 말자,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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