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의 목걸이를 한 여자

by Imgettingbetter

재혼식은 조용했다. 하객은 거의 없었다. 아버지 쪽 친척 몇 명과 여자의 지인들 몇 명이 전부였다. 예식장이 아니라 시내의 한 레스토랑 룸을 빌려서 진행했다. 창문이 없는 밀폐된 방이었다.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지나치게 밝아서 눈이 시렸다. 테이블 위에는 하얀 식탁보가 깔려 있었고, 은색 식기들이 차가운 빛을 내며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여자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무릎을 덮는 단정한 길이의 원피스였다. 엄마가 젊은 시절에 즐겨 입던 스타일이었다. 목에는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알이 굵은 진주였다. 그것 역시 엄마의 유품이었다. 아버지는 기어이 여자의 목에 죽은 아내의 목걸이를 채웠다. 진주 목걸이는 여자의 마른 목을 조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표정은 창백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지만, 눈 근육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미소는 얼굴 가죽 위에 덧그려진 그림 같았다. 아버지는 행복해 보였다. 새로 맞춘 감색 양복을 입고, 머리에 포마드를 발라 넘기고, 여자의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아버지는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 웃음은 승리자의 웃음이었다. 자신의 믿음이, 자신의 끈질긴 기도가 응답받았다는 확신에 찬 웃음. 아버지는 여자의 손을 놓지 않았다. 꽉 쥐고 있었다.

여자의 손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나는 구석 자리에 앉아 그들을 지켜보았다. 와인 잔에 담긴 붉은 액체가 조명을 받아 검붉게 번들거렸다. 나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속이 울렁거렸다. 사회자가 성혼 선언문을 낭독했다. 형식적인 문장들이 공중에서 흩어졌다. 아버지는 큰 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다. 그 소리가 룸 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여자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모기 날갯짓 같은 소리가 났을 뿐이다. 두 사람은 반지를 교환했다. 아버지가 여자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줄 때, 여자의 손이 눈에 띄게 떨렸다. 반지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 마디에 걸려 멈칫했다. 여자의 손가락 마디가 굵어진 것인지, 반지가 작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억지로 반지를 밀어 넣었다. 살이 밀려 올라가고, 금속 고리가 기어이 제자리를 찾았다. 여자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 통증을 참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