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지킴은 내 운명

문왕신

by 윤선태

문, 문, 문

집집이 있는 크고 작은 문


그것은 경계이다

권세이고 위엄이다

아름다움이며 피안이다


그런 문을 지키는 나는 녹두생이 문왕신

어머니 여산부인과 아버지 남선비 사이

일곱째 막내아들로 태어나

측간신 노일저대의 모략을 간파하고

집안의 안녕을 이끌었다


오천강 연못에 빠져 죽은 어머니

빌고 빌어 찾아내어

서천꽃밭에서 환생 꽃 다섯 송이

어렵게 얻어와 살려내고

효도하며 오순도순 잘 살다가 죽어

가신으로 자리 잡았다


하여 나는 문왕신

안심하라

오늘도 변함없이 푸른 옷 차려입고

물샐틈없이

네 집 문을 지키고 있다


다만, 그 문을 들락거릴 때

문지방은 함부로 밟지 않도록 조심하라



<주> 문왕신은 대문을 지키는 가신이다. 남선비와 여산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일곱 아들 중 막내인 녹두생이가 문왕신이 되었다. 푸른 옷을 입은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문신 또는 문전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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