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告祀)

가신(家神)들을 위하여

by 윤선태

고사를 지낸다

어머니가 고사를 드린다

할머니가 고사를 올린다


집안의 안녕과 추수 감사를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음력 시월 상달

가을걷이가 얼추 끝날 즈음에

고사를 준비한다


햅쌀 가루로 켜를 지어 안친 시루떡도 좋고

멥쌀가루에 고물 없는 백설기도 괜찮다

한 시루 정성껏 쪄놓고 술 한 잔 올린 후

무릎 꿇고 앉아 두 손 모아 빌며

가신들께 축원한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가신님들께 비나이다

올해도 우리 가정 돌봐주시어 가족 모두 무탈하고

한 해 농사 풍년 됨을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비옵고 비옵니다


으뜸인 성주신부터 조왕신 · 칠성신 · 터주신

문왕신 · 삼신 · 오방신 · 업왕신 · 우물신 · 잡신

우마신 · 철융신 · 말명신 · 뒷문신 · 측간신까지

집안 곳곳에 모셔둔 신줏단지에

떡을 올리고 가신들을 위한다


고사가 끝나면 고사떡과 남은 술은

이웃과 나눔을 잊지 않고

온 가족 둘러앉아

먼 옛날 우리 한국신화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주>가신이란 집에 존재한다는 신들이다. 집에는 다양한 공간이 있고, 곳곳마다 가신들이 지킨다는 믿음이 반영되어 형성된 것이 가신 신앙이다. 이런 가신들께 매년 추수가 끝날 즈음에 가정의 안녕과 추수 감사를 위해 고사를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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