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창조 1

창세신 미륵

by 윤선태

미륵님이 네 귀퉁이에 구리 기둥 세워

하늘과 땅을 갈라놓으니

그것은 천지개벽(天地開闢)이었다


해와 달을 조정하여 일월성신(日月星辰)으로 정리하고

쥐에게까지 불 만드는 방법을 물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금벌레와 은벌레 쟁반에 받아

남자와 여자, 인간도 만들어

부부의 연을 맺게 하였다


자연 그대로의 삶인 지상 낙원에

문명이라는 몹쓸 놈이 나타나

검은 그림자 드리우고

마수를 뻗어 드러내니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바다에 드리운 줄 안 끊어지고

여름 강물 얼리면 무엇하리?

무릎에 피운 꽃 도둑맞아

인간 세상에 어둠이 다가오고

찬 바람 몰아치는 것을


더럽고 축축한 세상이 와도

절대 잊지 말라

안락국 서천꽃밭처럼 신비한 꽃을

활짝 피울 기회가 아직은

아직은 남아 있다는 것을



<주> 창세 신화란 이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고대 신화이다. 여러 신화가 있지만, 그중에서 미륵은 천지를 창조했다는 창세신 중 하나이다. 함흥지역에서 전래 되어 온 서사무가로 세상의 창조와 인간의 탄생, 인간 세상의 주인 다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전 02화땅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