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할미
아주 아주 먼 먼 옛날 고릿적
해와 달도 없어 어둡기만 한 이 세상에
마고라는 어마어마하게 큰 할머니가 살았지
그녀는 매일 잠만 잤는데
코 고는 소리에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갈라져
울퉁불퉁 패이며 흔들렸어
그 바람에 별들까지 질서를 잃고 떨어져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지
그런 줄도 모르고 잠만 자던 그녀는
단지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고
기지개를 켜니 하늘과 땅이 다시 벌어져
해와 달과 별도 제자리를 찾아갔어
그사이에 뒤엉켜 있던 구름들
땅 위로 쏟아져 내리며 대홍수가 났어
물에 휩쓸려 산까지 내려앉았는데
그건 겨우 그녀의 무릎 정도였지
그녀가 오줌을 누니
강물이 흘러 바다가 되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잠만 잤어
산을 베고 누워 오른발은 동해로
왼발은 서해로 뻗어 걸쳤지
잠결에 물장구를 치니
파도가 일어 땅을 덮치기도 했어
손으로 땅을 살짝 긁었는데
산맥이 형성되고 광야가 만들어졌데
음식이 없어 닥치는 대로 마구 먹다가
커다란 산을 뽑아 먹었는데
너무 맛이 없어 도로 뱉어버리니까
북쪽에는 백두산, 남쪽에는 한라산이 만들어져
오늘과 같은 우리나라가 되었다고 해
어때, 우리 천지창조 신화 재미있지?
다른 나라 신화만 좋아하지 말고
우리 것에도 관심을 가져
그게 세계화의 지름길이야
<주> 마고 할미 신화는 거인 여신의 창세 신화이다. 이 신화는 민간에서 구비전승되어 온 창세 신화로 바다를 건너는 거인이나 신선으로 묘사되어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야기하고 있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