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복신

by 윤선태

세상에나!

처녀가 임신했네요

결혼도 안 한 당금애기가

아기를 가졌네요


늦둥이 딸로 태어나 금이야 옥이야

온갖 사랑 받으며 숙녀가 된 당금애기

구중궁궐(九重宮闕) 혼자 있을 때

열두 대문 열고 들어온 스님과

하룻밤 인연으로 잉태를 했네요


사실을 안 부모님은 땅이 꺼지고

억장이 무너져 내렸지만

세상이 알까 두려워 쉬쉬

당금애기를 토굴 속에 가두고 숨겼네요


세월은 흘러 세쌍둥이를 낳으니

초공, 이공, 삼공의 어머니가 되었지요

아이들 쑥쑥 자라 천하 문장이지만

아비가 중이라는 이유로 놀림을 받다가

마침내 아버지를 찾아가네요


아버지를 만나 여러 시험을 거친 후

피가 섞이는 걸 보고 자식으로 인정받아

아들 삼 형제는 저승 시왕으로 자리 잡아

망자들을 심판하고 있고요


어머니 당금애기는 삼신으로 임명되어

집집이 아기를 점지해 주며

사람들에게 복을 주고 있으니

복 많이 지어 가세요



<주> 복신인 당금애기는 아기를 잉태시키고 복을 주는 신이다. 이 복신의 덕분에 사람들은 자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믿었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복을 타고나는 것은 이 신의 조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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