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낮달이 뜨는 것은

일월신

by 윤선태

내기와 도박을 좋아해

하늘나라에서 쫓겨난 당신은 궁상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저 해당금이와 결혼하고도

개 버릇 남 못 주고

반성도 없이 여전했지요?


장기를 두며 저를 놓고 내기를 했네요

보기 좋게 졌으므로 당신 곁을 떠나지만

닥쳐올 위기를 알기에 육포를 솜 삼아 옷을 짓고

그 옷에 여러 주머니를 달아

낚시와 낚싯대까지 넣었네요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릴 당신

무인도에 닿겠지만 먹을 게 없지요?

육포 솜 뜯으며 낚시로 연명하세요

학과 놀다가 그 학의 도움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답니다


당신을 위해 베푼 거지 잔치

잔치 끝에 당신이 올 것이고

부자 배선이에게 구슬 옷을 선물해

그 옷을 입은 그가 하늘로 붕붕 떠올라

내려오지 못하고 솔개가 되게 할게요


다시 만난 우리 금실 좋게 살다가 죽어

당신은 해의 신 궁상이로

나는 달의 신 해당금이로

서로 떨어져 하늘을 빙빙 돌며 살겠지요


가끔 낮달이 뜨는 것은

당신을 보고 싶은 제 붉은 마음이니

이해해 주시겠지요?

변함없이 사랑해 주시겠지요?



<주> 일월신은 해와 달의 신이다. 옥황궁 선비 궁상이와 땅 세상의 아름다운 처녀 해당금이가 우여곡절 끝에 해와 달의 신이 되었다. 이들은 서로 떨어지지 않아 해와 달이 낯에 함께 떴으나, 옥황상제의 명으로 둘을 갈라놓아 밤과 낮이 구분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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