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선을 쌓아라

활인적선의 신

by 윤선태

우리는 십 년 동안 글만 읽다가 오늘이 선녀가 맺어준 부부 내일과 장상


온갖 횡포를 저지르던 세민임금이 죽어 저승에 갔는데, 이승에서 원수진 사람들이 달려드네

겨우 도망쳐 대별왕을 만났지만, 살아생전 빼앗은 재물부터 돌려주라 하네

자신의 저승 곳간은 텅텅 비어 있으므로 넉넉한 내일과 장상 부부의 재물을 빌려주고, 이승에 돌려보내 그 빚을 다 갚은 후에 다시 오게 했지


이승으로 돌아온 세민임금은 나랏일은 신하에게 맡기고 내일과 장상을 찾아 나섰네

그들 부부는 주막집 장사를 하며 짚신을 팔고 있었지

욕심 안 부리고 넉넉하게 적선을 하며 말이야


세민임금은 크게 깨달아 궁궐로 돌아와서 곳간 문을 활짝 열었어

그동안 백성들에게 빼앗은 재물은 그대로 돌려주고, 남은 재물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지

또 옥문을 열어 죄 없이 잡혀 온 사람들을 풀어 주고, 궁궐 밖에 주막을 내어 내일과 장상 부부처럼 적선했지


적선을 많이 한 세민임금은 내일과 장상 부부를 찾아가 저승에서 빌린 것을 갚으려 했어

하지만 그들은 받지 않았지

아직 세상에는 헐벗고 굶주리고 병든 사람이 많은데, 저승 곳간에 재물이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중히 사양했어


세민임금이 다시 죽어 저승에 갔는데, 그동안 적선을 많이 한 덕에 예전에 지은 죄를 씻고 시왕궁 문지기가 되었지

내일과 장상 부부는 공덕을 쌓으며 살다가 옥황상제의 명으로 활인적선의 신이 되어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을 맡아보게 되었다네



<주> 활인적선의 신은 어렵고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신이다. 내일과 장상이 활인적선의 신인데, 그들은 옥황 선녀 오늘이의 도움으로 혼인하여 평생을 적선하면서 살다가 죽어 이 신이 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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