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애기
이승과 저승이 확실히 갈라지기 전
돌이나 나무도 말을 하고
해와 달도 두 개씩이던 때였어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었지만
젖 먹이 어린 자식을 두고
저승으로 잡혀가야 했던 엄마 허웅애기
저승에서도 솜씨를 발휘해 베를 짜면서도
자식 걱정에 눈물 마를 날이 없기에
저승왕이 허락한 특별한 배려
인간이지만 이승과 저승 넘나들기
밤이면 이승으로 돌아가 어린 자식 돌보고
낯이면 저승에 들어와 무명 짜기
이승의 이웃집 할머니에게 들켜
솔깃한 말에 약속을 어기고 눌러앉았다가
저승차사에게 잡혀갈 때까지 계속되었지
이 일로 인해 이승과 저승은
확실히 구분하는 관념이 굳어져
죽으면 육신은 이승에 남고
영혼만 저승으로 떠나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이 되었다네
<주> 죽어 저승으로 간 허웅애기는 이승에 두고 온 자식이 걱정되어 밤마다 눈물을 흘린다. 그러자 저승왕은 허웅애기에게 밤에는 이승으로 돌아가서 아이를 돌보고 아침에 저승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한다. 그러나 허웅애기가 이승에 계속 머무르려고 하다가 차사에 의해 저승으로 잡혀 오게 되었고, 이 일로 인하여 저승에 간 사람은 다시는 이승을 왕래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