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날고 싶다

솟대

by 윤선태

날고 싶네, 날고 싶어

이제는 훨훨 날고 싶네


바람 부나 눈비가 오나

날개 한번 펴지 못하고

긴 장대 끝에 올라앉아

지나가는 사람이나 지켜보며

살아온 날들이었네


한 가정의 안녕도

한 마을의 평화도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영광까지도

모두 색바랜 지금

무슨 낙을 바라 더 앉아 있겠나?


풀어주게

하늘 높이 날아올라 훨훨

내 고향 찾아가

부모 형제 만날 수 있도록

이제는 풀어 주게


창공을 박차고 날아올라

내 사랑 찾아가

천상에서 다시 만나 사랑 나눌 수 있도록

이제는 놓아주게

제발 놓아줘!



<주> 솟대는 마을 수호신으로 마을 입구에 세운 장대이다. 마을공동체 신앙의 하나로 음력 정월 대보름에 동제를 올릴 때 마을의 안녕과 수호를 위하여 세웠다. 솟대 위의 새는 대개 오리라 하며, 일부 지방에서는 기러기나 갈매기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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