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팀은 드디어 1963년 10월 18일, 알제리의 사막에 위치한 암마기르Hammaguir에 로켓 발사대를 설치합니다. 비행에 앞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데다, 알제리와 모로코 간에 불거진 사하라 장벽 문제로 인해 당시 이 지역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어요. 게다가 모로코는 프랑스의 우주 발사 센터가 위치한 이곳을 합병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암마기르 기지는 감시 하에 있었고, 발사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더더욱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이처럼 민감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전 8시 9분, 계획했던 대로 캡슐 안에 고양이를 태운 베로니크 47호는 이륙에 성공합니다! 가속이 진행되던 42초 동안, C341의 뇌파가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과학자들은 라디오 송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양이의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로켓이 비행한 지 8분 55초가 지난 시점에서 고도 157km까지 올라가 정점을 찍은 후 고양이가 약 5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경험했을 무렵, 로켓의 상층부가 분리되면서 낙하산이 펴졌습니다. 로켓 이륙 후 13분만의 일이었죠.
헬리콥터가 송신된 시그널을 통해 떨어져 나온 로켓 상층부를 추적했고, 다행히 발사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추락한 로켓을 발견하게 됩니다. 로켓의 뚜껑을 열자, 탑승했던 C341이 다음과 같이 무사 귀환을 알리는 보고를 했죠. 미야우~
C341의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했고, 송신 받은 자료들의 상태도 좋았답니다. 우주 고양이의 무사 귀환으로 인해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어요.
이 동물 우주 비행의 사례는 곧 다양한 미디어에 소개되었고, 훈련명 C341은 공식적으로 ‘펠리세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이름은 당시 인기 있던 만화 속 주인공 <고양이 펠릭스Felix The Cat>에서 가져온 것이예요.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남성형 이름과 여성형 이름이 구분되어 있답니다. C341은 암고양이였기 때문에 CERMA 연구소 과학자들은 최초의 우주 고양이에게 펠릭스의 여성형 이름인 펠리세트Félicette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지요.
그런데 항간에는 펠리세트를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이 돌기도 했어요. 그 루머는 이랬어요.
‘원래 우주 비행을 하기로 했던 고양이는 지금의 펠리세트가 아니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고양이는 파리를 떠돌던 도둑고양이로 이름은 '펠릭스'였다. 그런데 로켓 발사 당일 날 그 도둑고양이 펠릭스가 갑자기 도망져 버리는 바람에 지금의 펠리세트가 갑작스레 대타로 로켓 비행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CERMA의 고양이 우주 비행 훈련을 주도했던 샤틀리에 박사의 증언에 따르면, 그 프로그램에서 펠릭스라고 불리던 고양이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도 알다시피 사실 이 실험실에서 훈련을 받은 고양이들은 애초부터 암고양이들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곳에 수컷 고양이인 펠릭스가 섞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게다가 실험실에서는 우주 비행 훈련을 받은 고양이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었기 때문에 이 루머는 여러모로 보나 거짓 소문에 불과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이러한 루머를 딛고 당당히 프랑스 우주 산업의 마스코트가 된 펠리세트의 또다른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