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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노르망 Dec 16. 2023

6화 - 프랑스 우주 산업의 마스코트 펠리세트



6화   프랑스 우주 산업의 마스코트 펠리세트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펠리세트는 다양한 매체와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파리 마치>와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국에서는 이 역사적 순간을 앞 다투어 보도했습니다. 


<파리 마치>는 1963년 11월 16일, 작은 전극들을 단 펠리세트의 사진 옆에 다음과 같은 제목을 붙였어요. “그 고양이는 우리의 우주 영웅이다.” 세계 최초의 우주 고양이의 사진 곁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와 더불어 펠리세트의 발도장이 찍혀있어요. “1963년 10월 18일 나의 성공에 당신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Merci pour votre participation à mon succès du 18 octobre 1963.” 



펠리세트의 발도장과 기념 문구_사진 저작권은 CERMA(1963)에 있습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도 펠레세트를 모델로 한 엽서와 우표 등이 출시되었지요.



아프리카의 차드 공화국에서 발행한 우주 비행사 기념 우표와 펠리세트 기념 우표



하지만 이토록 영예로운 귀환도 잠시, 이후 펠리세트에 대한 관심은 점차 약화되었어요. 대체 왜 그랬을까요? 

 

펠리세트는 우주로부터의 귀환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과학자들은 그 고양이의 뇌를 보다 면밀히 연구하겠다는 목적으로 펠리세트가 귀환한 지 두 달 후에 안락사 시켰습니다. 어떤 이들은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가 라이카나 햄처럼 유명한 동물 비행사로 알려지지 못한 이유를 여기에서 찾기도 합니다.


모스크바 거리를 배회하던 유기견 출신인 라이카는 우주 비행 도중 귀환하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초의 포유류 동물 우주 비행사라는 점에서 인기를 누렸습니다. 뒤이어 우주를 비행한 미국의 침팬지 햄은 다행히도 무사히 귀환하여 꽤 오랫동안 국립 동물원에서 생존했지요. 



최초의 우주 비행사 개 라이카와 침팬지 햄



반면 펠리세트는 혹독한 훈련 도중 많은 고통을 느꼈을 것이고, 생존한 채 귀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대상으로 안락사 당했다는 점이 문제의 소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로 인해 펠리세트는 앞선 두 우주 비행사 동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죠.


사실 프랑스 이전에 고양이를 우주에 보내기로 계획했던 나라는 또 있었답니다. 1958년 미국의 한 지방 신문에는 브라질에서 로켓에 고양이를 태워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라는 기사가 실렸어요. 


‘펠릭스 1호Felix I’라는 이름의 그 로켓은 브라질 군사 학교에서 만들어졌는데요, 여기에서도 로켓의 이름을 펠릭스로 지은 걸 보니 <고양이 펠릭스>라는 만화가 당시 유명하기는 했던 모양이네요. 그 프로젝트는 약 112km 고도까지 로켓을 쏘아 올렸다가 낙하산을 통해 고양이를 구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펠리세트가 베로니크 호를 타고 경험했던 과정과 대략 비슷하죠. 


탑승할 고양이의 이름은 플라맹고Flamengo라는 이름의 수컷 고양이였어요. 이 고양이 역시 펠리세트처럼 우주 비행 훈련을 받고 탑승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찍은 고양이의 사진도 있었다고 해요. 그러나 이 계획은 머지않아 거센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미국의 고양이 애호가들이 반대 시위를 했기 때문이죠. 


아쉽게도 이후의 이야기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1958년 당시에는 상당히 새로웠을 이 계획의 성공 소식이 끝까지 언론에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 계획은 결국 동물 애호가들의 반대로 무산되었으리라 예상됩니다. 이렇게 하여 최초의 우주 고양이 비행사의 명예는 결국 펠리세트에게 돌아갔지만, 애석하게도 플라맹고의 탑승을 반대했던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인지, 그 이름은 너무 빨리 잊혀져 갔지요. 


그렇다면 펠리세트는 어떤 계기로 다시금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을까요? 다음 화에서는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모두들 미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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