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우주에 간 고양이가 있었다.

7화 - 펠리세트의 부활

7화  펠리세트의 부활

오랫동안 역사 속에 묻혀있던 프랑스의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 이야기를 세간에 알린 사람은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매튜 서지 가이Mathew Serge Guy였어요. 

펠리세트 동상 기금 마련 프로젝트를 계획한 매튜 서지 가이_사진 저작권은 Kickstarter에 있습니다.

어느 날 매튜 씨는 우연히 직원 식당 주방에서 고양이 우주 비행사 50주년을 개념하는 냅킨을 한 장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냅킨에 고양이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어요. 더구나 그 고양이는 펠리세트와 닮지도 않았었다고 해요. 게다가 그 그림이 마치 러시아 구성주의 스타일의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었기에, 그는 최초로 우주에 고양이를 보낸 것 역시 러시아인들이리라 추측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초의 우주 비행사 동물 라이카를 우주에 보낸 것도 러시아였으니까요. 

하지만 우주 고양이의 이미지에 매료된 매튜 씨는 실제로 우주 고양이가 존재했었는지를 조사하던 중, 펠리세트가 실존했던 우주 고양이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이 역사적인 고양이 이야기에 몹시 흥미를 느꼈어요. 그리고 어떻게 이 사건이 그토록 오랫동안 대중들에게서 잊혀질 수 있었는지를 안타깝게 여겼죠.(저도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사람들은 우주에 갔던 라이카와 햄은 잘 기억하고 있었지만, 최초의 우주 고양이 펠리세트의 이야기는 거의 알지 못하니까요. 매튜 씨는 프랑스 우주 생물학 실험의 간판스타이자 신경 생리학 분야에도 큰 기여를 한 펠리세트를 추모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펠리세트가 우주 비행을 한 지 정확히 54년만인 2017년 10월 18일, 펠리세트의 동상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인터넷 사이트로 동상 제작 기금을 모금하기 시작합니다. 

펠리세트 동상 건립 프로젝트를 위한 루이즈 제르겡 포메로이의 리워드 상품 일러스트레이션_Kicksarter 제공

영국인 동물 조각 전문가인 길 파커Gill Parker가 매튜의 프로젝트를 위한 펠리세트 동상 제작에 협력하기로 하죠. 그리고 불과 몇 주일 만에 총 49000유로라는 거금이 모였습니다! 

동물 전문 조각가 길 파커의 작업 현장_사진 저작권은 Kickstarter에 있습니다.

매튜 씨는 펠리세트의 고향인 파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대중적인 공간에 펠리세트의 동상이 세워지기를 고대했지만, 현실적으로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2019년 12월 27일, 드디어 프랑스 동부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 있는 국제 우주 대학교에 펠리세트의 동상이 세워집니다. 스트라스부르의 국제 우주 대학은 1987년부터 우주 분야의 미래 전문가들과 우주 비행사들을 양성해 왔지요.

약 1.75m의 그 청동 동상은 개척자관에 전시되었는데요, 펠리세트가 지구 위에서 고개를 들고 별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펠리세트 동상 설립 기념 사진_사진 저작권은 Kickstarter에 있습니다.

펠리세트 옆에는 최초의 인간 우주 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요. 최초로 우주를 경험한 유리 가가린과 펠리세트가 오래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펠리세트를 기념하는 프로젝트는 이뿐만이 아니에요. 프랑스와 유럽의 항공 우주 산업 중심지인 툴루즈에 위치한 툴루즈3-폴 사바티에 대학의 학생 천문학 협회는 천문학 관측소에 ‘펠리세트’라는 이름을 붙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펠리세트의 존재가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고,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되어 기쁩니다! 그러나 펠리세트가 수행한 임무는 단지 우주 비행을 성공하는 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펠리세트가 우주 생물학 연구에 끼친 기여도에 의해 이야기해 드리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