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0월 18일, 펠리세트가 탄도 로켓을 타고 우주 비행에 성공한 후, 프랑스에서는 불과 6일 후인 10월 24일, 또 다른 고양이를 우주에 보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로켓 발사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자동 응답기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레이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이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낙하산의 추락 지점을 정확히 탐지할 수 없었지요. 연구소에서는 여러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국 발사 당일에는 로켓의 상층부를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헬리콥터가 로켓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습니다. 그러나 이미 추락한 로켓의 상층부는 매우 손상되어 있었고, 그 안에 타고 있던 고양이는 죽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고양이를 통한 우주 공간 내에서의 신경 생리학 실험은 펠리세트의 경우가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로 남게 됩니다.
한편 펠리세트에 대한 연구 이후 우주 생물학 실험을 지속하고자, 프랑스에서는 다음으로 원숭이를 우주에 보내기로 합니다. 로켓 안의 공간이 좁은 관계로 결국 작은 종의 네메스트리나 원숭이가 물망에 오르죠. 고양이와 달리 원숭이의 경우에는 뇌 속 대뇌피질 활동의 정확한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전극을 설치하는 데에 오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게다가 베로니크 호보다 한층 더 강력한 추진체인 베스타 로켓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문제였어요. 이 때문에 중력 가속도와 신체 기능 측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이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1967년 3월 6일, 마르틴Martine이라는 이름의 원숭이가 펠리세트에 뒤이어 우주 비행사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합니다. 뒤이어 3월 12일에는 피에레트Pierette라 불리는 또 다른 원숭이가 우주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원격 측정 및 로켓에 녹음된 음향, 사진의 상태도 훌륭했습니다. 원숭이들을 빠른 회복 양상을 보였지요. 이 같은 성공의 여파로 프랑스는 우주 생물학 분야에서 독자적인 성과를 인정 받았으나, 이후 우주 생물학 프로그램은 안타깝게도 CERMA의 재편성 및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잠정적 중단 상태에 이릅니다. 현재 나사에 기록, 보존된 자료 또한 1961-1967년의 자료에 한합니다.
하지만 1963년 프랑스의 우주 고양이 프로젝트가 우주 생물학에 끼친 영향은 상당합니다. 프랑스의 우주 수의사인 미셸 비조Michel Viso의 말에 따르면, 펠리세트의 우주 비행은 무중력 상태에서 동물의 조절 메커니즘 –혈액 순환, 호흡, 활동량의 변화 등 – 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우주에서 동물들의 수면 패턴과 주의력에 관한 연구는 인간이 우주 여행 중 거치게 될 생리학적 변화들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유용했습니다. 또한 그 당시 고양이의 뇌에서 뉴런 활동을 녹화하여 실시간 지구로 송신했던 선진한 방식은 현재 우주 비행사들의 활동을 지구에서 모니터링 하기 위한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좀 전에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프랑스의 우주 수의사 미셸 비조 씨와의 인터뷰를 직접 번역해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인터뷰는 펠리세트의 동상 제작을 앞두고 있던 2017년에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특히 ‘우주 수의사’라는 희귀한 직업에 관심이 많답니다. 뿐만 아니라 미셸 비조 씨가 이 짧은 인터뷰에서 설명해 주는 내용은, 앞으로의 우주 생물학 실험의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더더욱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