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어요. 과학자들은 고양이들과 너무 친해지면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기 어려워질 것이라 예상했기에 로켓 발사 직전까지는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아직 펠리세트라는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각각의 고양이를 구분하기 위한 훈련명이 있었어요. 후일 펠리세트라 불리게 될 이 최초의 우주 고양이의 훈련명은 바로 C341이었습니다!
C341을 비롯한 고양이들은 우주 비행을 대비하기 위해 콘테이너 상자와 같은 밀폐된 공간 안에서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훈련을 받았어요. 좁은 공간 안에서 스핑크스 자세를 하고 몇 시간 동안이나 쭈그린 채 움직임 없이 갇혀있는 연습을 해야만 했지요. 그래야 나중에 좁은 로켓 안에서 잘 견뎌낼 수 있을테니까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인간 우주 비행사들이 받는 훈련용 원심 가속 장치에 태워져 로켓 비행 속도를 견뎌내는 훈련을 받아야 했지요. 게다가 로켓을 발사할 때 나는 거대한 소음을 견디게 하고자 로켓 이륙 시 들리는 엔진 소리에 고양이들을 일부러 노출시키곤 했습니다.
우주 비행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훈련이기는 했지만, 특히 소리에 민감한 고양이들에게는 얼마나 혹독한 훈련이었을까요. 그 때문인지 한두 마리씩 낙오자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급기야 이 훈련을 견딜 수 없었던 약한 고양이들은 탈락했고, 훈련을 잘 따라오던 고양이들조차 실험실에 감금되는 순간에는 두려움에 소변을 보곤 했다고 합니다. 보통 고양이들은 정해진 장소에서 소변을 보는 편이지만,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는 다른 곳에서 소변을 본다고 해요. 이러한 사실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 훈련의 강도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고된 훈련은 약 두 달간 지속되었어요. 그리고 고양이들의 훈련 과정을 로켓 발사 이후의 상태와 비교해 보기 위해 고양이들에게 전극을 심어두었습니다. 그 전극들은 정서적인 영역을 관장하는 대뇌 피질과 해마, 그 밖의 뇌의 활동을 관찰하기 위한 장치들이었죠. 고양이의 두뇌에 심겨진 전극이 전송해 주는 전기 신호는 원격으로 지구에 있는 연구소로 전송될 계획이었습니다.
이 비행 훈련에 참가했던 총 14마리의 고양이들 중, 끝까지 이 모진 훈련을 견뎌낸 8마리의 고양이가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로켓에 탑승할 단 한 마리의 고양이는 로켓 발사 하루 전 날인 1963년 10월 17일에 결정되었지요.
바로 검은 색과 흰 색이 섞인 훈련명 C341, 훗날 펠리세트라 불리게 될 이 고양이가 로켓에 탑승할 최종 고양이로 선정됩니다!
C341은 다른 고양이들 중에서도 유난히 차분한 행동으로 훈련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죠. 그건 바로 C341이 베로니크 AGI 47호에 타기에 가장 적합한 몸무게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베로니크 호는 총 60kg정도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여러 측정 기구들과 송신기, 라디오 장치와 응답기, 그밖에 항공 표식 등을 포함한 무게가 이미 57kg에 달했기 때문에, 남은 3kg 이내의 몸무게를 가진 C341이 적격이었던 것이죠. 그 고양이의 무게는 마침 2.5kg이었거든요!
최종적으로 선발된 C341의 심장 박동을 측정하기 위해 고양이 뒷발에는 전극이 심겨졌어요. 또한 훈련 중에 그랬던 것처럼 이마와 신체 내부의 조직에 약 9개의 전극이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고양이에게 전기 자극을 주어 비행 중의 활동을 녹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의 신체 반응도 중요했기 때문에 고양이의 콧잔등과 베로니크 호에도 각각 마이크를 부착해 소리를 녹음할 준비를 했습니다. 전류의 강도가 낮아 녹화 음질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로켓에 부착할 트렌지스터 증폭기를 특별 제작하기도 했지요.
발사 준비를 하는 분주한 환경이 고양이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었기에, 우주 고양이 C341은 로켓이 이륙하기 30분 전에 현장에 투입됩니다. C341은 과연 무사히 우주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