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를 중점적으로 기술하였지만, 카톡을 하지 않아 불편함 점들도 분명 있다.
사실 이 글을 시작하기 전 나는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들과 카톡을 하지 않아 불편한 이유들을 구분해 기술한 후, 더 많은 이유들이 나열된 쪽을 택하고자 결심했었다. 하지만 막상 카톡을 하지 않아 불편한 이유들을 적어 나가다 보니,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에 비해 설명이 상당히 빈약하였다. 당연한 결과다. 애초부터 카톡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카톡의 편리함을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편리함을 미처 경험해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그 편리함이 없을 때의 불편함을 기술할 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이 정도쯤이 아닐까’하는 추측성 상상에 불과할 따름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카톡을 하지 않아 느낀 불편함을 나열해 보자면 이렇다.
1. 카톡을 왜 안 하느냐는 질문
2. 카톡을 안 한다고 말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표정
3. 카톡을 해야 받을 수 있는 쿠폰 및 여러 경제적 혜택(카톡은 무료)
4. 카톡으로 해결할 수 있는 행정 업무들
5. 상품 주문 시 카톡 문의가 불가
6. 내 문자를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
7. 인간관계나 정보 습득에서 도태되리란 아주 가끔씩의 불안
8. 카톡 관련 서적을 쓰고 싶지만 아직은 무지함으로 인해 불가
9. 하는 일의 파장이 약하다.
10. 편리함을 모른다는 불편함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가 열한 가지였으니, 불편한 이유보다 한 가지 이유를 앞선 셈이다.
불편한 이유들을 굳이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지 싶다. 1-10까지의 이유들은 앞서 설명한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와도 연관되거나 혹은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만한 불편함들이다.
그리고 이 이유들 중 마지막은,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의 마지막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앞선 모든 이유들을 포괄할 만한 이유다. 편리함을 모른다는 불편함. 무엇보다 가장 큰 불편함은 카톡의 모든 장점을 체험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너무 빨리 편리함을 알아버린 후에는 불편함을 느끼기 싫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니만큼, 조금 늦게, 가능하다면 최대한 늦게(?) 편리해지는 것도 삶의 한 방식이리라.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와 하지 않아 불편한 이유 간의 편차가 단 하나라는 사실은 언제고 둘 간의 역전극이 벌어질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암시해 준다. 다만 그 역전극은 아직 벌어질 기미가 없을 뿐.
당분간은 ‘슬기로운 무카톡 생활’에 집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