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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Aug 20. 2023

여행초보가족 미국여행기 1탄

1.우버가 최고

멕시코에서 10일을 보내고 미국에서 체류 기간은 5일이었다. 미국에서는 La에서만 5일을 보내기로 했다.

데낄라에 다녀온 후 멕시코에서 마지막 날은 가방도 정리하고 기념품도 사면서 집에서 쉬었다.

기념품을 사러 발람이라는 가게에 가기도 했는데 거기에서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색감의 인형들이 많아 정신을 못 차리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런 인형들을 툴리스 인형이라고 하는데 멕시코 원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수공예품이라고 한다. 인형부터 열쇠고리 가방, 지갑, 옷까지 이렇게 바느질로 만든 수공예품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와 몇 개 집어 오기도 했다.

이 초록돼지는 아부지 댁에
얘네는  우리집으로 이사옴

 동생네 아파트에 수영장이 있어 아이들과 루프탑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나니 멕시코에서의 모든 날이 지나갔다. 가방을 정리하는 것은 싸는 것만큼은 어렵지 않았다. 일단 캐릭터 하나가 통째로 비어 있어서 거기에 멕시코에서 산 데낄라와 기념품 등을 넣고 옷 등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자야 하는데 또 마지막 날이라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미국에서 다시 여행을 시작하려니 떨려서 그런지 잠이 들기 어려웠다.


아침 6시 비행기라 새벽 3시에 공항 택시를 타기로 해서 2시 정도에 일어나니 동생 부부는 벌써 일어나 있었다. 설레서 잠을 못 잤다는데 5일 동안 우리 가족까리 데리고 여행을 하자니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아이들도 하나둘 일어나고 어제 옷까지 다 갈아입고 잔 터라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택시 한 대가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제시간에 맞춰 과달라하라 공항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항에서 탑승속을 하고 짐을 부쳤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모든 수속을 다 마치니 보딩시각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서 앉아 있는데 다섯 시도 안 된 시각인데도 공항 안에 있는 스타벅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멕시코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주요 관광지에 거의 대부분 스타벅스가 있었고 카운터부터 줄이 늘 길게 늘어서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가는 관광지마다 스타벅스는 빈자리도 없거니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많이 봤다. LA 공항에서도 그렇고, 디즈니랜드 등 갔던 대부분의 기념품 가게에서 스타벅스 텀블러, 콜드컵, 머그가 벽면 몇 개를 차지하고 전시되어 있었다.

(스벅 주가가 97달러쯤인데 고민된다.)

드디어 탑승! 비행시간은 4시간 조금 안 됐다. 미국 입국 심사는 간단히 이루어졌고 모든 짐을 다 찾은 후 조금 기다린 후 셔틀을 타고 우버 정류장?으로 갔다.

셔틀을 타는데 옆에 앉았던 분께서 우리 아들 얼굴을 보고 웃으신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하기 하루 전날 심심하다면서 가위로 앞머리를 뎅강 잘랐는데 영 우스꽝스러워 보였나 보다.

곧 도착한 우버를 타고 4-50분가량 가니 헐리우드에 있는 우리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 이름이 매직캐슬이었는데 생김새도 마법의 성 같았지만 애들에게는 정말 마법 그 자체였다.

왜냐하면 카운터에 말하기만 하면 팝씨클과 다양한 과자, 초컬릿 등을 무한으로 제공해 주었고 수영장도 있었으며 숙소로 올라가는 한편에 누르기만 하면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는 음료수 자판기와 초코, 바닐라 아이스크림 자판기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메이징 한 숙소에서 2일이나 머무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모든 식당에서 물, 음료를 주문해야 했던 멕시코, 미국에서 음료를 마음껏 골라 마실 수 있는 시스템은 물을 시도 때도 없이 찾는 어린이 동반 여행객들에게는 단비와 같았다. 카운터에서 과자를 여러 개 받아 여행 내내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과자를 입에 물려줬다.

아이스크림 음료수 자판기 최고
조식도 훌륭함

숙소에 짐만 맡기고 조금 걸어가니 정말 할리우드가 나왔다. 돌비 극장으로 가는 길은 세계적인 영화배우 이름이 바닥에 새겨져 있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가 있었다. 영화배우를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는 배우나 가수 이름도 많아서 참 반가웠다.

돌비 극장 계단을 오르면 그동안 아카데미 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제목들이 나오는데 2019년 수상작인 우리나라 영화 기생충도 보였다.

맷 데이먼. 샤를리즈테론

돌비 극장에서 이런 시상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식당, 기념품 가게, LA다저스 샵 등 엄청 많은 상점들도 있었는데 아이들은 포켓몬 수공예품 전시관도 갔다가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잡느라 정신없었다. 한눈에 봐도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금으로 만들어진 갸라도스와 이브이가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포켓몬스터와 한없이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엄마는 저걸 사줄 수 없단다. 아들아.

원형으로 된 돌비 극장 가운데에서 어렴풋하게 할리우드 글자도 보였다.

멀리 헐리우드 있음

숙소로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오후엔 게티 뮤지엄에 가기도 했다. 숙소에서 30분가량 가서야 도착했는데 미국이 그런 건지 그 시간대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항상 차가 많았다. 거리상으로 그렇게 멀지 않은데도 보통 30분 이상 가야 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비가 조금씩 내릴 때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말짱하게 개었다. 작은 기차인 트랩을 타고 미술관까지 올라가는 길은 참 아름다웠고 도착한 게티 뮤지엄의 광장은 흰 벽돌인지 대리석인지 타일인지는 몰라도 비 때문에 시원해져서 우리 아들, 조카 모두 뛰어다녀도 좋을 만큼 넓고 시원한 바람 가득했다.

전시관을 들어가자마자 허공에 걸려있는 전복껍데기를 보자 시원한 뚝배기가 떠오르는 것은 미적 감각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일까..

여러 전시관 중에서 가장 알려진 서쪽 전시관을 먼저 둘러보고 이어진 남쪽 전시관을 둘러보자 시간이 다 되어 나오긴 했지만 비교적 오후 늦은 시각이었는데도 뮤지엄 안팎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고 전시된 작품들도 모두 이름 있는 작가들의 한 번쯤은 본 작품들도 많아 보는 내내 재미가 있었다.

바깥 풍경이나 정원들이 모두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고 야외 카페와 식당도 있어서 하루 종일 이곳에만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았다. 딸과 함께 여기저기 전시관을 둘러보며 그림을 보니 새벽부터 돌아다녀 피곤했는데도 그림을 보는 순간엔 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미술관을 나오자마자 우버에 타고 집까지 까무룩 잠이 든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미국에서의 첫날은 허둥지둥 바쁘게 끝났지만 몸은 피곤해도 처음 온 나라에서 그래도 잘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우버 때문인 것 같다.

미국에 있는 동안 제일 편리했던 것은 우버였다.

우버 어플을 깔고 카드를 등록하면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던 지금 당장 이용가능한 우버 리스트가 나타나고 그중 가격과 시간을 보고 내가 원하는 차를 선택하면 된다. 카드를 등록했기 때문에 결재는 따로 할 필요 없고 택시처럼 미터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격을 선택했기 때문에 바뀌지도 않는다. 차를 선택하고 탄 후 내리면 된다.

동생이 우버를 부를 때  인원수 때문에 2대를 부르는데 부를 때마다 다양한 차를 보고 탈 수 있었다. 우리나라 브랜드인 KIA차인 쏘렌토와 카니발을 타기도 했고 일본 브랜드인 혼다, 인피니티, 도요타,  등도 탔다. 차가 붐비는 시간대엔 우버가 잘 잡히지 않아 우버 블랙을 타기도 했는데 우리는 렉서스, 아버지는 캐딜락 SUV도 탔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자동차를 타 본 것은 처음이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우버와 같은 개념인 타다가 도입되었다가 무산되었다던데 미국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관광객들에게 우버는 발이 되어주는 훌륭한 시스템이었다.

미국 여행 5일 동안 가장 인상적인 것을 꼽으라면 단연 우버였다. 첫날 저녁은 동생이 우버 이츠로 주문해 준 피자와 태국 음식으로 맛나게 먹었다. 우버는 택시업뿐만 아니라 우버 이츠라는 배달 대행업도 하고 있었다.  조용히 주가를 검색해 본 것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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