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언어 1

은유는 질병이 아니다.

by 경미리

‘은유는 질병이 아니다.’

미국의 유명한 문화평론가인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에 등장하는 말이다.

은유는 본뜻을 숨기고 유사한 특성을 가진 표현으로 전달하는 것인데 질병에도 은유를 쓴다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했고 바로 수긍이 갔다.


건강프로를 보다 보면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암을 극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건강식품을 소개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암은 싸우고 정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주변에 암진단을 받고 힘든 항암치료를 받는 사람들을 보면 투사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큰 병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해서 병에 걸렸나 한탄하기도 한다.

수전 손택은 질병을 질병 자체로 보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고한다.

특히 에이즈 환자인 경우 과거에 사람들은 혐오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그들을 대하였다.

사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걸렸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나는 어떠한가?

주변에 암에 걸려 돌아가신 분을 보며 ‘정말 남에게 배려도 잘하셨던 분인데 그런 암에 왜 걸리셨지? “라고 말하는 나를 발견한다.

우리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천벌 받는다. ‘ 에 큰 병도 천벌로 동기화를 시킨다.

어쩌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고 있었는지 모른다.

암에 걸린 지인에게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덕담을 했지만 병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설사 그 병을 이겨내지 못하더라도 의지가 약해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아픔을 마주 서고 스스로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우리는 옆에서 담담하게 지켜봐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