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카페를 가면 한동안 영화 라라랜드의 은은한 주제곡이 계속 나올 때가 있었다.
그 당시 엠미 스톤이라는 배우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엄청난 인지도에 이르기 한참 전에 찍은 영화 중에 하나가 ’ 헬프‘이다.
서글서글한 눈과 금발 곱슬머리의 엠마 스톤(스키터 역)은 등장할 때부터 눈에 확 들어왔다.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면서 흑인 보모에게 못되게 구는 역할을 실감 나게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셀비아 역)을 보는 것도 참 매력적이었다.
색의 대비처럼 선명한 선악구조가 있어야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흑인 보모에게 아이들을 맡기면서도 자신들의 화장실을 절대 내어주지 않는 백인 여자들
흑인 보모에게서 친엄마보다 더 진한 사랑을 받아서 자랐으면서도 흑인을 냉대하는 사람들
엄마의 무관심을 받는 아이에게 보모 에이블린이 '너는 참 귀한 아이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장면은 저 아이가 커서도 애정결핍의 트라우마는 겪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셀리아가 작당하고 따돌림하는 힐리에게 요리를 가르쳐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흑인 가정부 미니의 존재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특히 힐리는 백인여자들의 모임에 동참하기 위해 흑인들에게 못되게 구는 그런 여자는 아니었다.
부당해고를 당한 미니가 셀리아에게 소소하지만 치명적인 복수를 하는 장면도 약간은 통쾌한 느낌이 들었다.
그 복수는 식사 시간을 앞두고 있으면 모르는 것이 나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악이 될 수 없듯이 인종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도 그것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있다.
흑인보모들의 이야기를 엮어낸 스키터도 그렇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거나 마찬가지인 미니를 거둔 힐리도 그렇고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덕관념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화는 흑인여성이 인종차별을 받는 표면적인 모습도 있지만 백인 가정 내에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워낸 흑인보모의 역할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