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언어 11

초록빛 - 폴킴

by 경미리

”초록빛의 신호등이 밝기만 하다. 서있는 저 사람도 깜빡이고 서있지만

부딪히는 바람도 평화롭구나 내 마음이 변해서 더 그런가 해

흔들리는 바람에 휘날리는 나무도 내 마음을 간질여 예전의 나를 돋는다.“


가끔 가요를 듣다 보면 처음엔 선율에 매혹당하고 나중에는 가사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폴 킴의 초록빛은 대만에 혼자 여행을 갔을 때 수 없이 들었던 노래였다.

그 당시 아는 동생이 적극추천해서 혼자만의 여행을 용기내서 갔다.


여행 내내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을 만큼 날씨가 좋았다.

나중에 아는 동생과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계속 비가 내렸다.

날씨 운은 첫 방문에 모두 써버렸던 것 같다.


단수이에 일몰을 보러 갔을 때 마치 오로라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다음날 다시 방문할 정도로 그 인상이 너무 강렬했다.


하늘에 노을이 여러 가지 농도의 주황빛으로 수놓아 있을 때 약간 기분이 이상함을 느꼈다.

들려오는 말도 우리나라 말이 아니고 정말 나 혼자 이 장소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듣고 싶었다.

그냥 지금 약간 외롭다는 느낌에 더 충실하고 싶었다.

그렇게 단수이 하늘에 수놓아진 노을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 이후로 초록빛을 들을 때면 대만의 숙소에 누워서 들었던 기억, 거리를 걸으면서 그리고 일몰을 보면서 들었던 추억이 생각이 난다.

조금 쓸쓸한 기분이 느껴지고 싶을 때나 대만여행을 소환하고 싶을 때 듣곤 한다.

그렇게 30도가 훌쩍 넘은 뜨거운 대만에서 나는 가을을 맛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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