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언어 9

엘비스 프레슬리

by 경미리

"발장단을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사람들이 있고 몸을 앞뒤로 흔드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했을 뿐이다."


학창 시절에 무용 수업이 있었다.

포크 댄스, 발레 등 여러 유형의 무용을 가볍게 배우는 시간이었다.

몸치이지만 꽤 재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체육수업 안에 있는 무용도 실기 평가를 했다.

조별 과제로 창작 발레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주말에 나와서 아이들과 아이디어를 짜면서 우리들은 근사한 작품 하나를 만든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발레의 손동작과 팔동작이 너무 우아해서 정적인 동작에 집착을 했다.

우리 조의 아이들도 내가 의견을 내면 대체적으로 수용을 해주었다.

그것은 미지의 세계에서 누군가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느냐가 중요했다.

나의 의견이 많이 반영이 되면서 우리의 작품은 틀림없이 성공할 거라 믿었다.

나의 안목이 결코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지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표날 나의 기대감은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다른 조의 아이들이 대각선으로 활기차게 점프를 하면서 발레를 하는 것이다.

서로 율동이 안 맞아도 우리의 동적인 모습모다 훨씬 발레 같은 모습이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말을 접하고 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생각이 났다.

둠치둠치 몸이 흐느적흐느적 움직이는 것을 더 극대화해야 하는 춤이 있다.

나는 발레가 굉장히 정적인 장르의 춤이라는데 사로잡혀 있었다.

관객의 흥 따위는 아예 염두에 안 두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흥을 돋우는 방법을 알았다.

과하게 보이지만 하나의 동작을 더 첨가하는 방법으로 흥을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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