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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May 18. 2023

사장님 대사 중

1. (바쁜 와중에 음료를 실수하서 나도 모르게 어떡해! 를 외침) 어떡하긴 뭘 어떡해. 빨리 다음 걸로 넘어가야지.


2. 할 수 있지? 응 할 수 있어~


3. (컵에 레몬청 묻음) 집에서 먹는 것처럼 막~ 대충하면 안 돼. 손님들이 싫어해. 나도 손에 끈적거리는 거 묻으면 싫잖아. 이런 거 잘 신경 써야 해. 내가 손님이면 어떨지 생각해봐~


4. (실수로 음료를 잘못 만들었을 때) 괜찮아~ 내가 먹지 뭐. 오늘 마실 거 많다~


5. 세상엔 공부할 게 너무 많아. 자격증 공부만 공부가 아니야~ 사람 공부도 해야 하고 돈 공부도 해야 하고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아.. 그렇지?


6.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참 어려워~ 예측할 수가 없어.


7. 아침에 커피 사가는 손님들을 보면 참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냥 사무실에 앉으면 땡인데 이 사람들은 아침 일찍 나와서 커피 사서 일하러 가고. 참 대단해.


8. 가끔 쉬고 싶기도 해. 근데 주변 사람들이 그런다? 넌 일 안 하면 병난다고. 항상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면 맞는 말 같아. 일을 안 하면 병이 나는 사람도 있잖아.


9. 종이빨대로 먹으면 나도 종이 냄새나고 싫은데 손님들도 싫어할 것 같아. 빨대를 다른 걸로 바꿔봐야겠다.(바로 실행)


10. 딱 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바로바로 해야 해. 난 질질 끄는 거 싫어.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야!




사장님은 1층에서 카페를 하시고 같은 건물 위층에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일 하신다. 옆에서 지켜보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 같다. 게다가 집도 멀어서 아침 일찍 나오신다. 지켜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작은 일이라도 누군가에게 시키지 않고 직접 행동하신다. 대답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 존경스러운 모습도, 닮고 싶은 부분도 있다. 가끔은 소녀처럼 이야기하시거나 철학책 한 구절을 읽아주는 느낌도 있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지만 난 직장운이 참 좋다. 좋은 시설에서 좋은 상사를 만나 일을 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좋은 사장님이 있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카페가 더 잘됐으면 좋겠다! 소중한 나의 하루 중 4시간을 보내는 곳이니까 시간만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고 보람 있게 보내고 싶다.



할 수 있지? 응~ 할 수 있어!^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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