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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May 20. 2023

EEEE 알바생

오늘 처음으로 금요일 오전 알바생과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침부터 밝고 우렁찬 목소리가 카페를 가득 채웠다.

“어서 오세요!! “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큰 목소리는 기본이요, 예쁜 미소와 친절함까지 더해졌다.

“아침부터 에너지가 넘치네요~! 커피 잘 마실게요!”

손님이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한 번은 뜨거운 아메리카노 음료를 받은 손님이 커피를 보더니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어? 뜨거운 걸로 주문했나요? 아이스 시킨 것 같은데..?!”

주문은 키오스크로 했기 때문에 영수증을 확인해봤다. 주문표에는 따뜻한 커피로 적혀있었다.

“그럼 제가 얼음을 넣어드릴까요?”

그녀는 밝고 우렁찬 목소리와 미소, 친절함, 돌발상황(?) 대처까지 완벽했다.

그녀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르신 손님이 카페를 들어왔는데 먼저 말을 걸었다.

“키오스크 어려우시면 여기서 주문받겠습니다.”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까지 완벽을 넘어서 갓벽했다.


너무 밝은 에너지의 알바생이었기 때문에 차분한 나의 응대가 상대적으로 불친절하거나 너무 다운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억지로 톤을 높여야 하나? 손님에게 한마디라도 더 걸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밝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만 가득하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부족한 부분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자. 나는 차분하게 손님 응대를 할 수 있다. 음료를 만들고 바로바로 정리한다. 커피 가루 청소를 깨끗하게 한다. 샷을 빼고 필터 씻는 것을 잘한다. 손님이 없을 때 무엇을 정리하고 채워야 하는지 할 일을 파악하고 한다. 묵묵히 내 할 일을 해나간다. 내 성격대로 나만의 알바생 캐릭터를 지켜내 가면 된다.


그나저나 EEEE알바생의 전공이 궁금했다. 훗날 요양원을 세워 운영하고 싶은 큰 꿈이 있는 나로서 함께 일하고 싶은 탐나는 인재다. 물어보니 사회복지 쪽은 아니고 다른 분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청춘이었다.

분명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을 거다. 그녀로 하여금 오늘 내 하루도 밝고 행복했으니까! 나는 오늘 해피바이러스에 걸렸다. 오늘 하루는 다 잘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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