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카페에 외국인 손님이 많이 왔다. 이제 정말 코로나도 끝이 나는구나, 실감했다. 오전에 일본인 손님도 왔다. 현재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주 2회 일본인 선생님과 전화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 자신 있는 언어였다. 그전부터 손님이 화장실을 찾는다면 일본어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메모장에 적어두고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에게 반가운 손님이었다. 하지만!
"여기 현금도 되나요?"
"여자화장실 어디에 있어요?"
한국말을 잘했다. 음료 주문도, 매장 안에서 먹겠다는 이야기도, 화장실을 물어보는 말도. 발음은 어설펐지만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한국말도 잘 알아들으셨다.
이어서 가족으로 보이는 미국(서양)인 손님이 들어왔다. 키오스크에서 잉글리쉬 버튼을 누른 후 주문했다. (참고로 나는 영어울렁증이 있다.) 잘 넘어가나 싶었는데 부드러운 영어발음과 인자한 미소로 나에게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나는 열쇠를 건네주며 이야기했다.
"히얼~ 턴 롸잇! 업!" (열쇠를 들고 가세요. 화장실은 오른쪽 계단을 올라가 2층에 있어요.)
나름 몸짓을 해가며 열심히 설명했고 다행히 손님은 몇 분뒤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열쇠를 돌려주었다.
일본인 손님과 미국인 손님이 카페에 앉아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며 나도 갑자기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일상인 평범하고 조금은 지루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이 골목길 작은 카페가 그들에게는 한국에서의 설레는 추억이 되겠지? 이대로 있을 수 없던 나는 아주 소소하고 특별한 여행을 하기로 했다.
1. 원래 가던 길과 다르게 가기
2.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식당/ 카페 가보기
3. 길가에 있는 가게 간판 구경하기
4. 나를 위한 선물 사기 (쿠*이 아닌 직접 가게로 가서 물건을 보고 구입하기)
괜히 설렌다. 여행을 가면 자세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즉흥적으로 떠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나는 내일 새로운 동네를 걸으며 새로운 음식점을 들어가 맛있는 것을 먹으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어디로 갈지 내일의 나에게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