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거기서 나와
카페에서 알바를 하다가 우연히 전에 알던 사람을 보게 되었다. 친한 사람이라면 반가웠을 테지만 오랜만에 만났을뿐더러 웃으며 반갑게 인사할 사이는 아니었다. 얼굴을 확인하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한 번 온 멘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갑자기 손이 떨려오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주문이 밀려있었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안 났다. 심호흡을 하고 밀린 주문표를 보면서 다시 음료를 만들었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길 가다가 우연히 전 애인을 마주치게 된다면 쿨하게 인사할 수 있을까? 모르는 척 지나갈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지? 그래! 어차피 다 지난 일인데 그냥 웃으며 인사할 수 있잖아~ “어? 안녕!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라고 쿨하게!
그런데 오늘 일을 겪고 나서 확실하게 깨달았다.
전에 만났던 사람은 끝이 좋았든 나빴든 안 마주치는 게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