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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May 25. 2023

기록하고 싶은 하루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고 있습니다.


할미공부방을 운영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활동지를 만들어 판매하게 되었다. 고정적인 수입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었다. 고민을 해보니 나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수영을 하기 때문에 하루는 시간이 여유로웠다. 수영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아침 7시 30분. 밤 12시에 잠을 잔다고 하면 하루 16시간이 주어진다. 할미공부방 일을 9시간 한다고 하더라도 7시간의 여유가 있다. 그래서 나는 하루 4시간 정도는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새벽에 일어나면 좋은 점!)


20살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알바가 있었는데 바로 카페 알바다. 고소한 커피 냄새를 맡으며 손님이 없을 땐 여유롭게 책을 보거나 단어를 외우는 그런 카페 알바를 꿈꿔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모르는 소리지만 나의 로망이기에 더 늦기 전에 카페 알바를 해보고 싶었다. 세 가지의 조건을 가지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다.

첫째, 주3회 평일 근무일 것

둘째, 최대 5시간을 넘기지 않을 것

셋째, 오전 시간일 것


두 군데를 지원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다. 초조해하는 나에게 동생이 말했다.

"카페 알바는 젊은 사람을 뽑지 않을까?"

사실 나도 자신이 없었다. 30대는 알바보단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 것이 맞다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포기할 때쯤, 위치도 시간도 요일도 적당한 카페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러 갔는데, 사장님이 그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여쭤보셨다. 노인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했다고 하니 관심있는 얼굴로 말씀하셨다.

"나이도 어린데 어르신 돌보는 일하면 힘들지 않아요? 신기하네~"

카페 알바 면접이라고 해서 카페 관련 일을 물어볼 것 같아 자신 없었는데 오히려 사회복지 관련해서 많이 물어보셨다. 내가 평소에도 관심있고 고민해 왔던 분야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웃으며 긍정적으로 답해주셨다. 카페 관련 질문보다는 개인적인(사회복지) 질문이 많아서 면접을 잘 본 것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쯔음 다음 주부터 일하러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의 하루 일과 (알바가는 날)

05:30~07:30 아침 수영

07:30~08:30 아침식사 & 출근

08:30~13:00 카페 알바

13:00~18:30 점심/ 할미공부방 활동지

18:30~20:00 저녁 수영

20:00~23:00 자유시간/ 일본어 공부


누가 나에게 직장을 다닐 때와 비교해서 어떤 점이 좋은지 물었다.

"직장 다닐 때보다 버는 돈은 적지만 하루를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으로 채울 수 있는 점이 좋아요."


내 하루는 일어나서부터 잠들 때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있다.

카페에서 일하면서 만들어 먹는 음료도 좋고, 손님에게 하루 에너지(커피)를 만들어 주는 일도 좋고, 사장님의 이야기 듣는 것도 좋고, 같이 일하는 알바 언니, 동생들의 살아온 다양한 삶에 대해 이야기 듣는 것이 좋다. 알바를 시작하고나서 카페 알바와 관련된 글쓰기도 시작했다. (브런치)

활동지 만드는 일도 좋고, 카페에서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을 보는 일도, 어르신들이 활동하는 사진을 보는 것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들이 참 좋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수영을 아침저녁으로 원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좋다. 특히 평일에 하고 싶은 일들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고 싶었던 카페나 음식점을 간다거나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수영장을 가본다거나 영화를 보거나 도서관에 가는 일.


나쁜 생각은 끝도 없는 것처럼, 좋은 생각도 하다 보면 끝이 없다. 항상 좋은 점들만 보고 감사하며 살 수 있도록 지금의 행복함을 잊지 말자! 오늘의 생각 기록으로 남겨두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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