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구링 May 26. 2023

짧은 행복

알바할 때 한가하다는 말을 하면 손님들이 몰려온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이유.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한가할 때, 마시고 싶은 음료를 만들어 먹는다. 나는 얼죽아기 때문에 얼음 가득 시원한 토피넛 라떼를 먹는다. 그런데 첫 입만 달달하고 그 이후에는 달달한 토피넛 라떼를 먹을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한가하다고 생각해서 음료를 만들고 한 입 먹는 순간 단체 손님이 우르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나의 토피넛 라떼는 점점 얼음물이 녹은 밍밍한 맛이 된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을 터득했다. 얼음을 넣지 않기. 시원함을 포기면 마지막 순간까지 달달함을 얻게 된다. 단, 부작용이 있다. 맛은 달달하지만 마지막 깔린 가루를 먹는 순간 목에 칼칼칼칼함과 간지러움으로 기침을 하게 된다.


어쨌든 가장 맛있는 것은 처음 한 입 마시는 순간이다. 그 짧은 행복을 위해 나는 다음 주에도 손님들과 눈치싸움을 하며 (얼음 뺀) 토피넛 라떼를 만들어 먹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은 뭐 마시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