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창문이 크게 있어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그 문을 통해 손님에게
테이크아웃 커피를 전달하기도 하고
벌레들이 들어오기도 한다.
어제 오전.
“으악!!”
오백 원짜리 동전만 한 갈색 나방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벌레를 잡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내가 가장 맏언니였기에 (그나마 내가 가장 벌레를 덜 무서워했다.)
몇 번의 파리채를 휘둘러
나방을 기절시킨 뒤 처리했다.
오늘 오전
사장님이 샌드위치를 만들고 계셨는데
오백 원짜리 동전만 한 연두색 나비가
사장님 앞에 살포시 앉아있었다.
“어머..”
머뭇거리시더니 휴지 한 장을 들고 와 나비를 잡아
창문 밖으로 날리셨다.
“나방이였으면 잡았을 텐데 나비여서 살려줘야 할 것 같아. 나비랑 나방이랑 한 글자 차인데 누군 죽고 누군 살고.. 참 그렇다.. “
바로 전 날 나방을 죽인 사람으로서 그 말을 듣고
나방에게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었다.
만약 나방이 아니라 나비였다면
나는 죽이지 않고 살려줬을까?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나비나 나방이나
똑같은 벌레일 뿐이다..
나방아.
다음 생에
나비로 태어나
사장님 곁을 날아다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