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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의 근일점 이동과 반물질의 일반상대성이론


우주에 대해 늘 글을 정리하여 쓰지만 좀처럼 올리지 않는다. 우주와 물리학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 아주 극미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듯이 20세기 초에 천문학에서 해결되지 않은 해묵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수성의 근일점 이동 현상이었다.


근일점이란 행성이 태양 주변을 공전할 때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이다. 케플러의 제1법칙에 따라 행성이 태양 주변을 타원으로 돌기 때문에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과 가장 멀어지는 원일점이 생긴다. 근일점이 이동하는 것은 공전궤도가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물체 사이의 중력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렇다면 행성의 궤도는 변할 수 없다. 그러나 수성이 공전할 때마다 약간 어긋난 지점에 도달했고 수성의 공전궤도도 회전했다. 수성의 근일점이 이동하는 정도는 100년에 5600초이다. ‘초’는 각도를 나타낸다. 1도의 60분의 1이 1분, 1분의 60분의 1이 1초이다. 이 가운데 5025초는 지구운동 때문에 생긴다.


팽이처럼 지구는 자전할 때 회전축이 천천히 회전하는 세차운동을 한다. 이에 따라 관측자의 위치가 바뀌므로 수성의 근일점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행성의 영향도 있고 그 영향의 정도는 100년에 532초이다. 목성이 중요한 이유는 그 질량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태양과 목성의 거리는 태양과 지구 거리의 약 5배이므로 중력은 25분의 1로 작아진다. 목성의 질량은 지구의 300배가 넘어 그 영향은 지구보다 대략 12배(300/25) 더 크다.


남은 43초는 무엇일까. 당시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행성은 토성까지였다. 망원경으로 19세기 처음으로 발견한 행성이 천왕성이다. 천왕성의 이동경로를 관측했더니 뉴턴 역학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천문학자들은 천왕성 바깥에 새로운 행성을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해왕성은 거의 계산된 위치에서 발견되었다. 수성의 근일점 이동도 설명하기 위해 또한 새로운 행성을 도입했다. 그 이름은 벌컨(Vulcan)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중력이란 만유인력이 아니라 시공간의 휘어짐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중력의 본질이 ‘만유인력’이 아니라 시공간의 곡률이다. 질량이나 에너지가 있으면 중력장 방정식에 따라 시공간이 휘어진다는 것이다. 물체는 휘어진 시공간의 최단거리(측지선)를 따라 운동한다. 태양 주변의 시공간의 곡률을 따르는 수성의 운동방정식을 구해 보면, 시공간의 곡률 때문에 수성이 한번 공전할 때마다 궤도가 바뀐다. 정확하게 100년에 43초라는 값이 나온다.


질량이 없는 빛이 중력이 있는 물체를 지날 때 휘어지는 것은 시공간의 곡률 때문이다. 우주의 모든 물질은 시공간의 곡률을 따른다. 즉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은 모든 것이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예측한다. 반물질(antimatter)도 ‘일반’ 물질과 똑같이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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