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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

과학적으로는 운동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는 의학과 과학계에서 논쟁적인 주제이다. 2023년 운동으로 발생한 에너지 소비량이 체중 감소에 미친 영향을 살핀 논문들을 메타분석 한 결과 운동의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운동이 체중 감소를 돕는다는 연구와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다이어트 도구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살을 빼기 위해 더 많이 운동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계속하여 유지하기가 이렇게 힘든 것은 ‘요요’ 현상 때문이다. 요요현상은 ‘총 에너지 소비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보상체계를 발동해 이후 더 적은 칼로리를 태우려 한다는 가설이다. 운동을 하면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지만, 이후 평소보다 적은 칼로리를 소비하기 때문에 결국 총 칼로리 소비량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운동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의외로 작기 때문이다.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 15분간 2.5km 달리기, 30분 동안 8km 자전거 타기, 30분간 3km 걷기를 해도 소비되는 에너지는 달걀 한두 개나 맥주 500cc 먹으면 돌아온다. 그렇게 힘들게 운동하고 달걀 한두 개만 먹으면 배가 고파 또 먹게 된다. 그러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체중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심지어는 늘어난다. 필자도 700km에 달하는 백두대간 트레킹을 할 때 이것을 실감했다. 보통 이틀에 걸쳐 30~50km를 걸었는데도 몸무게는 오히려 늘었다.


운동해도 생각보다 에너지가 덜 사용된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하루 2~3km 걸으면 평균 200칼로리를 사용하지만, 더 많이 걷는다고 비례하여 소비되지 않는다. 비만한 사람은 운동해도 예상보다 50%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이 운동해도 살이 잘 안 빠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운동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험한 사례도 있다. 평소 운동하지 않는 400여 명의 과체중인 여성을 일주일에 각각 72분, 136분, 194분씩 운동하게 하고, 평소대로 생활하게 한 후 6개월 후 체중을 비교했더니 이들 간에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운동한 사람 중에는 더 많이 먹어 살찐 사람도 있었다.


운동해도 생각보다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은 열심히 운동하고는 일상에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운동 했다고 더 먹기 때문이다. 열심히 운동하면 피곤하여 쉬거나 운동을 많이 했다고 게으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실제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적게 한다. 일상생활의 신체활동에는 계단 오르기, 반려 견 산책시키기, 가까운 걸어가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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